막혔던 한미 대화 활발해져…6월까지 '순탄한 대화' 이어진다
수개월 표류한 '핵잠·원자력 협의'…'잡음' 불식하고 접점 찾기 성공
전작권 문제도 10월까지 협상 이어져…'대미 투자 1호 사업' 곧 발표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동전쟁 등으로 한동안 막혔던 한미 간 고위급 소통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의 대미 투자 '1호 사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6월부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논의가 이어질 10월까지는 양국 간 '순탄한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전작권 전환 문제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13~14일에는 역시 워싱턴D.C에서 차관급 회의체인 통합국방협의체(KIDD)가 열려 양국 국방장관이 논의한 내용에 대한 실무급 차원의 소통이 진행됐다. 이를 계기로 한미는 전작권 관련 양국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이를 좁히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국방 당국 간 고위급 소통에 이어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지난 18일부터 워싱턴D.C에서 미국 국무부 고위급 당국자와 워싱턴 조야의 인사들을 두루 만나 소통하고 있다.
특히 박 차관은 지난 19일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과 만나 핵추진잠수함(핵잠)과 한미 원자력 협정 조정 또는 개정 등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양국 범정부 대표단의 '킥오프(출범) 회의'를 6월 중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월부터 무기한 연기된 회의가 드디어 열리게 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발표되자 발 빠르게 후속 실무협의 개시를 추진했다. 변화무쌍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감안할 때 '빠른 시작'이 한국에 이득이라는 관점에서다.
미국도 작년 12월까진 올해 1월부터 핵잠 및 원자력 협정 개정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실무협의를 열자는 데 동의했지만, 막상 때가 되자 미국 측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미국 측은 대표단 구성을 미룬 채 실무협의 일정을 차일피일 미뤘다.
미국은 상호관세 정책에 따라 타결된 통상·무역 협상의 주요 내용인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의 '청사진'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핵잠 등 협의도 미룬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쿠팡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수사가 과하다는 미국 조야의 불만과, 갑작스러운 중동전쟁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 분야에서도 잡음이 이어졌다. 지난 2월 주한미군이 우리 군과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지 않은 채 서해 상공에서 훈련을 진행하다 중국 전투기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한국의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과 관련한 한미 간 소통 부재 논란이 일었다.
이란을 침공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문제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이른바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조치 등도 한미관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약 2주간 이어진 이번 한미 외교·국방 당국 간 긴밀한 대화와 안보 분야 실무협의 개시를 확정한 것은 한미관계의 흐름을 다시 순탄하게 바꿀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올해 줄곧 한국에 공세적 압박을 가하던 미국이 중국의 '광폭 행보'를 의식해 한미관계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고 평가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고 곧 북한을 찾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까지 만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을 미국도 의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다가올 한미 간 주요 일정은 한미관계의 '순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은 6월에 공식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특별법 시행 이후 대미 투자 '1호 사업'을 발표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 이견이 있지만, 전작권 전환 역시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전환을 전제로 소통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에도 전환이 가능하며 '준비가 됐다'는 기조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029년 (전환) 로드맵'을 국방부(전쟁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미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한미 간 협상 과정에서 조율이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한미 모두 전작권 전환의 최종 결정은 양국 정상의 '정무적 판단'의 영역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조율의 여지는 큰 편이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미의 실무 회의체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다. 올해 SCM은 오는 10월 말이나 11월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때까지 한미의 긴밀한 소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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