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나무호 피격' 입장 요구

비행체 잔해 韓 도착 후 첫 외교수장 소통

오만 무산담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15일(현지시간) 선박들이 항해하고 있다. 2026.05.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 안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17일 밝혔다.

이번 전화통화는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 비행체'의 엔진 등 잔해가 지난 15일 한국에 도착한 뒤, 양국 외교수장 간 처음 이뤄진 소통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아라그치 장관과의 통화에서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 차원의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고, 이란 측에도 사실관계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안전과 자유로운 항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현재 중동 정세와 관련한 이란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통항이 회복돼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한 해협에서의 대치 상황이 조속히 종료돼야 한다고 밝혔다.

나무호는 지난 4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던 중 미상의 비행체 공격을 받았다. 선체 일부가 파손됐지만 인명 피해와 대규모 원유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건 직후 선박은 UAE 후자이라항으로 이동해 정박했으며, 정부는 현지에 합동조사단을 급파해 잔해물을 수거했다.

현재 국방부와 군 기술 전문 기관은 국내로 반입된 잔해물의 성분과 형태를 분석하며 공격 주체를 특정할 수 있는 '스모킹건'(결정적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공격 배후를 둘러싼 미묘한 기류 차도 감지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 이외의 다른 주체가 공격했을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이란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여전히 공격의 주체를 특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신중론을 폈다. 위 실장은 "이란이라고 말할 수 없고, 나아가 이란 내부의 누구냐고 하는 것까지 짚어볼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천안함 피격 사건을 거론하며 "당시에도 조사를 진행하고 그에 따라서 공격 주체를 명확히 특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연성은 열어두고 모든 가능성에 대한 대처를 하고 있다"며 잔해 분석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최근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공격 주체가 확인되면 '응분의 외교적 공세'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책임을 묻고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고, 안정적인 해협 항행이 가능한 체제를 만드는 데 참여한다는 취지"라며 다양한 방법을 검토·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