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고향 방문 한일 정상…'중동·과거사·공급망' 논의 주목
'중동 불안' 같은 배 탄 한일…현실적 협력 방안 모색 전망
전문가 "수동적 위치 피할 한일 전략적 소통·공조 불가피"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번 주 경북 안동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의 일본 나라현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으로, 한일 정상 간 '상호 고향 방문'이라는 이례적 형식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형식뿐 아니라 회담 의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비롯해 한일 과거사 현안 등 양국 간 민감한 사안들이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안동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 측은 국빈 방한에 준하는 예우로 환영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방한 첫날 대구공항에 도착해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 등이 예정된 호텔로 이동한다. 이 대통령은 호텔 현관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맞이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가 본격적인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의 숙소 입구로 직접 나와 이 대통령 내외를 맞이하는 특유의 '오모테나시'(환대)를 보인 것에 대한 화답 성격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만찬과 친교 행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는 최근 들어 뚜렷한 정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수도권이 아닌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회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전 중심 정상외교보다 신뢰 구축과 지속성에 방점을 둔 새로운 셔틀외교 모델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이러한 셔틀외교의 동력을 유지하며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 강화에도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특히 이란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통항 문제 등으로 인한 원유 등 주요 원자재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해상교통로 안정에 대한 양국의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두 정상은 나라현 한일 정상회담에서 공급망 안정과 경제안보 협력 등 연계 강화를 논의한 바 있는 만큼, 이번엔 원유와 천연가스(LNG) 수급, 대체 공급선 확보와 같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선박 호위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한일 등 동맹국에 다시 참여를 요청할 경우 이에 대한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갈 수도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공급망과 에너지 문제가 한일 모두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된 상황"이라며 "양국이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만큼 협력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과거사 문제가 얼마만큼 심도 있게 다뤄질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두 정상은 지난 1월 회담에서 일제강점기인 1942년 발생한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관련, 수습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양국이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양국이 처음으로 과거사 현안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실현한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13~1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으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정보 교환도 있을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고, 이 대통령은 17일 한미 정상 통화를 가졌다.
이 교수는 "미중 전략 경쟁 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구조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국 정치 속에서 수동적 위치에 놓이지 않기 위해 한일 간 전략적 소통과 공조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군사 동향과 대외 전략 변화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미일 안보 공조 유지 필요성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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