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계속 나빠지는데…공관장 공백 아직 해소 안 됐다

특사로 소통 공백 메우지만…'현장 협상력 약화' 지적

조현 외교부 장관. 2026.4.15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하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중동 지역 핵심 공관장의 공백 문제가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특사 파견 등으로 소통의 부재를 해소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대응 역량 약화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선박이 '피격'으로 추정되는 피해까지 입으면서, 이같은 우려도 다시 커지는 양상이다.

6일 기준 중동 지역 17개 대사관과 2개 총영사관 중 3곳의 공관장이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공석인 자리는 주UAE대사, 주이집트대사, 주두바이총영사다. 특히 중동사태 발발 후 다수의 관광객 및 교민 대피 등 한국 관련 이슈가 많이 발생한 UAE의 공관장 두 곳이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인 것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주UAE 대사 공백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UAE 대사는 지난해 7월 류제승 전 대사가 이임한 이후 새 대사 임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는 박종경 공사가 대사대리로 업무를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맞닿은 UAE는 한국과 원전·방산·에너지 협력이 집중된 핵심국가로 꼽힌다. 한국이 필요한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동에서 수입되고, 액화천연가스(LNG)도 전체 수입량의 약 30%가량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간 약 900~1000척의 선박이 이란과 UAE가 마주한 호르무즈 해역을 통과하는 것을 감안하면 UAE와의 관계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동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확보와 협상 등의 소통이 중요한 지역으로, 현재의 대행 체제에서는 주재국 장관급 이상 인사와의 직접 소통 등 긴급한 상황에서 긴밀한 소통과 대응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10일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의 이란 파견에 이어 지난 1일엔 문병준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대리를 외교부 장관 특사로 임명해 오는 9일까지 쿠웨이트·바레인·이라크에서 현지 정세 점검과 고위급 접촉을 진행 중이다. 두 번의 특사 파견을 통해 중동과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부족한 소통을 메운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다만 특사는 한시적 대응 수단에 그칠 뿐, 상시적으로 작동하는 외교 네트워크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는 축적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신속한 상황 판단과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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