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분야 여론조사, '군심'과 괴리 있다…데이터 연계 높여야"

여러 기관에서 조사하지만 문항 천차만별…연계 분석 어려워
특정 계급군이 응답자에 몰릴 수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

1일 서울역에서 군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국방 분야 여론조사의 정확성이 높지 않아 앞으로 기관별 핵심 문항을 표준화하고 군 인사 구조를 반영한 표본을 추출하는 등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28일 남보배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데이터 기반 국방 여론조사 체계의 고도화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 여론조사'는 국방부 및 각 군 연구기관 등에서 실시되고 있는 장병 의식 및 생활 조사, 범국민 안보의식 조사, 군 보급품 만족도 조사 등을 가리킨다.

이들 조사의 경우 객관식 위주의 정량 조사로 진행돼 응답 간 비교 측면에선 효율적이다. 하지만 조사기관별로 설문 문항 구성 및 조사 시기 등이 달라 연계 분석이 쉽지 않고, 개인 보안 문제로 군 인사 정보가 배제된 표본 설계 방식을 사용해 실제 현장의 심층적 인식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남 선임연구원의 지적이다.

남 선임연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조사에 공통으로 포함할 핵심 문항을 표준화하고, 조사 기관 간 연계를 통해 조사 시점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항을 통일하게 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연계 분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책 및 응답 간 연관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이해의 틀을 제안하는 국방 자료 공개 역시 연구 목적일 경우 지금보다 접근 문턱이 낮아져야 한다고도 남 선임연구원은 제언했다. 현재 우리 군의 설문 자료는 결과 요약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추세 분석 및 집단별 비교 연구에는 제약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군 수요별 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남 선임연구원은 "영국의 경우 '실행 규약'에 따라 통계자료의 공개 및 연구 활용 절차를 제도화하고 있으며, 국방통계조직이 관련 자료를 10쪽 이내 보고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년 공표하고 있다"라며 "자료 공개 절차를 정비하는 등 단계적 개선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군 인사 구조를 반영하지 않은 표본 설계 방식도 응답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장병 대상 설문조사의 경우 계급 등 각 장병의 신상 정보는 제외한 채 군별, 유형별 규모만 반영해 임의로 표본을 추출하고 있으며, 해당 내용이 가중치 산정 등에 활용되지 않아 특정 계급 등이 과소 혹은 과대 표집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영국의 경우 앞서 언급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사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층화표본추출을 적용하고, 응답자 속성에 따라 가중치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오류를 줄이기 위해선 한국도 국방 인사 정보를 활용해 층화별 표본 추출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보고서는 현재 획득 중인 조사 자료를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것을 제언했다. 오늘날 국방 분야의 여론은 다른 정책 분야와 마찬가지로 관련 뉴스의 댓글이나 커뮤니티 토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급 등을 통해 확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의 방식으로는 이같은 쟁점을 파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남 선임연구원은 "직접 조사는 조사자 통제 아래에 이뤄져 명확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설문 설계자의 편향이 개입될 수 있고 표본이 여론을 대표하지 못할 위험도 존재한다"라며 "빅데이터 조사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과에 노이즈가 포함될 수 있어 두 방식의 상호 보완적 통합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