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미·이란 핵협상은 정치적 결정…'5년·20년' 중요치 않아"
"우라늄 농축 금지 기간에 따른 기술적 차이 크지 않아"
"북핵 능력 심각하게 증대…영변과 비슷한 새로운 핵시설도 건설"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의 중요한 축인 이란의 핵 관련 협상을 두고 "정치적 결정에 가깝다"면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금지 기간을 5년과 20년 중 어느 쪽으로 정하든 기술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을 15일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당사자가 아니었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협상에 직접 참여한 게 아니기 때문에 실제 협상장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모른다"면서도 "만약 논의됐다는 전제가 맞는다면 그렇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협상에서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20년간 중단하면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이란은 "최대 5년만 중단하겠다"라고 밝히며 양측 간 합의가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은 야심 차고 광범위한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 이에 대한 IAEA의 사찰이 꼭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당사자 간의 협의가 이뤄지면 곧 IAEA가 (이란으로부터) 협력 요청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럼 우리는 검증이나 안전조치와 관련된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능력과 관련해서는 "IAEA 사찰단은 지난 2009년 북한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북핵 능력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왔다"며 "영변에 있는 5MW(메가와트)급 원자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기, 경수로뿐 아니라 영변 주변의 다른 시설까지 핵활동이 활성화되고 크게 확대됐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영변과 비슷한 새로운 핵시설이 건설된 점도 확인했다"며 "수십 개의 탄두를 생산할 것으로 파악되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 능력이 상당히 심각하게 증대됐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강선이나 최근 거론된 구성 등 북한의 제2의 핵시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대북 핵기술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된 바는 없지만, 작년 북러 간 합의문을 보면 '민간 원자력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 프로젝트'가 언급됐다"며 "양국 간 원자력 기술과 관련된 협력이 존재한다면 그 범위가 민간 영역에만 해당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반드시 재개돼야 할 한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 상에서 대화 재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살펴보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조현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전날인 14일 방한했다. 그로시 사무총장과 조 장관은 이날 오후 만나 중동 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이슈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협의하고 특히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관련한 원자력 안전·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잠과 관련해서는 한미 양국 간의 논의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이번 그로시 사무총장과 조 장관의 만남은 초기 단계의 소통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은 지난 2019년 12월 취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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