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전 日총리 "한일, 유엔서 호르무즈 논의 주도 필요"

"대만·한반도 동시 긴급 상황 발생 가장 두려워해야 할 시나리오"
"한미, 미일 핵억제 신뢰성 제고 및 한미일 상시 소통 체제 필요"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아산 플래넘(Asan Plenum) 2026 개회식 기조연설을 마친 뒤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8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와 관련해 유엔 차원의 대응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한일 양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이날 '동맹 현대화'를 주제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된 '아산 플래넘 2026' 기조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사안은 특정 국가에 대한 자위권 대응이 아니라 유엔 결의에 기반한 안보 조치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이 연합해 대응하고 한일 양국이 유엔에서 논의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북한·대만·핵억제 등 핵심 안보 의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대만과 한반도에서 동시에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시나리오"라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더라도 일본까지 동시에 공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이 반격하는 상황이 되면 주일미군 기지는 전면 가동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사전협의와 기지 사용이 쟁점이 될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한국도 비슷한 결정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면서 "그것은 중국의 이익과도 이어진다"고 복합 위기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아산 플래넘(Asan Plenum) 2026 개회식 기조연설을 마친 뒤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4.8 ⓒ 뉴스1 안은나 기자
"한미, 미일 핵억제 신뢰성 제고 필요…한미일 상시 소통 체제 구축해야"

이시바 전 총리는 대북 억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핵 공격을 받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미사일 방어 능력 향상과 대피시설 정비가 요구된다"며 "징벌적 억제와 거부적 억제 능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한미일, 한일, 한미 간 연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비약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아울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방식으로 동맹국 기지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뿐 아니라, 물리적으로 배치하지 않더라도 핵사용에 이르는 의사결정 과정과 위험을 공유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핵공유"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방식이 핵억제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은 확장억제를 본질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일과 한미 핵억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노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한미일 3국 간 상시적인 논의와 의사소통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시아판 나토 구상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안보조약을 체결한 국가들 간 가로 연계를 강화하고 장차 나토적인 틀로 발전시키는 격자형 안보협력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나 필리핀도 포함되는 시나리오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