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대한의 압박'으로 이란에 강경 메시지…협상 주도권 싸움

"2~3주간 '맹렬한 타격'으로 이란 석기시대로 되돌릴 것"
호르무즈 문제는 '각자도생' 해결법 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6.04.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과의 종전 혹은 정전 선언이 아닌 '최대한의 압박'을 재차 가하며 강경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란과의 협상이 난항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2일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지난 한 달간의 이란 공습이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약화하는 등 군사적으로 이란을 무력화했다며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군사적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미국이 '전략적 목표'를 매우 빨리 달성할 수 있는 단계에 돌입했다고도 언급했다.

연설 직전까지도 주목을 받았던 '종전 선언' 등 중동 정세를 바꿀만한 결정이나 메시지는 없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공세의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그는 "미국은 향후 2~3주 동안 이란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란의 유전 시설만큼은 아직 공격하지 않았다. 그곳을 파괴하면 적들에게 생존이나 재건의 아주 작은 기회조차 남겨주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곳을 타격해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B-2 폭격기를 동원해 우리가 초토화한 핵시설들은 워낙 강력한 타격을 입어 그곳에 남아 있는 방사능 낙진에 접근하는 데만도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는 위성을 통해 해당 지역을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으며, 만약 이란이 아주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인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미사일을 퍼부어 맹렬하게 타격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란과의 협상 과정 순탄하지 않아…2~3주 시한으로 압박 강화"

전문가들은 이란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이 제기된 와중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현재 이란과의 협상 과정이 순탄하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을 더 압박해 협상의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에만 해도 "이란에서 휴전 요청이 왔다"라고 밝히면서 협상이 물꼬를 튼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란에서 '휴전 요청'은 없었다고 반박하면서 여전히 소통이 원활하지 못함을 시사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이란의 대통령 측과,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한 신정 지도부 사이에서 '하나의 채널'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악화한 미국 국내 여론을 감안해 이란과의 전쟁을 빠르게 끝내기 위한 구상을 짜고 있을 것으로도 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보면 '대대적 공격'의 시한을 2~3주로 특정하려 하고 있다"라며 "비공식적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란을 더 압박하려는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대국민 연설이라는 것 자체가 현재 본인(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상황에 있다는 것을 다시 방증하는 것이다. 여론이 좋지 않다"며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어 본인이 상황을 잘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훈 국립창원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최대한의 압박을 가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낸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라며 "미국 내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2~3주 안에 결과물을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사실상 전쟁이 끝났다는 선언처럼 보이기도 한다"라며 "이란에게 항복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호르무즈 사안은 '각자도생' 발 빼기…"각자 알아서 해결하라" 동맹 압박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제 유가 급등 등의 원인이 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안과 관련해선 "미국은 에너지 자립을 이뤘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가 필요 없다"며 "사태가 진정되면 이란의 재건 자금원이 원유인 만큼 해협은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해협의 안전을 이해관계가 있는 동맹국들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이란의 우두머리를 제거하는 일에 동참을 거부한 나라들은 뒤늦게라도 용기를 내서 해협을 장악하고 보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미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란과의 전쟁을 빠르게 끝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시에 미국을 돕는 데 미온적이었던 국가들에 대한 '보복 조치'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곧 군사 작전을 종료하고 빠져나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번 대국민 연설에서 시한을 제시하며 이를 공식화한 것"이라며 "호르무즈는 이제 이해 당사국이 이란과 협상을 하든 군사 행동을 하든 알아서 하라는 뜻도 있다"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