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계속 가까워지는 북중…'진짜 밀착'은 미지수

6년 만의 교통편 재개 이어 정상 간 '서한 외교' 지속
미국 정상회담 앞두고 연대하지만…북러 밀착과 온도 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과 중국이 6년 만의 여객열차와 정기 항공편 재개에 이어 정상 간의 '서한 외교'로 양국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북중 간 외교적 연대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 中 예술단의 방북 이례적 조명…中 다루는 방식 달라진 北 매체

2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 생일 114주년(4월 15일)을 기념한 '4월의 봄' 행사에 중국 예술단도 참여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올해로 34년의 역사를 맞는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의 발전 과정에는 중국 예술인들이 바쳐온 노력도 깃들어 있다"며 "연대와 세기를 이어오는 두 나라 사이의 예술 교류는 조중(북중) 친선관계의 발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노동신문의 기자들이 직접 중국을 찾아 중국 예술인들을 만났다면서 "두 나라 간 친선관계 발전에 참답게 이바지할 그들의 지향을 잘 알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북중관계의 회복세는 지난 12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약 6년간 운행이 중단됐던 '베이징-평양' 여객열차 재개 전후로 두드러지고 있다. 1954년 정식 개통한 이 열차는 2013년부터는 매일 운행하며 한때 하루 평균 250여 명의 승객을 기록하는 등 북중 교류의 역사에서 상징적 자산이다.

곧이어 중국 국영 항공사인 에어차이나는 이달 30일부터 베이징-평양 직항편이 6년 만에 재개된다는 소식도 발표했다. 양국이 주요 교통편 정상화에 나선 것은 앞으로 관광과 무역을 중심으로 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며칠 전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서한을 주고받으며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는 메시지를 직접 발신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시 주석은 김 총비서가 최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장직에 재추대된 것을 축하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며 "중조(북중)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총비서는 28일 답전을 통해 '깊은 사의'를 표하고 마찬가지로 "조중(북중) 친선협조 관계를 계속 심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지난달 23일에도 시 주석은 9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 총비서가 당 총비서직에 재추대된 것을 축하하는 외교 서한을 보냈고, 북한도 노동신문에 이를 비중 있게 실으면서 북중관계의 회복 기류를 확인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로이터=뉴스1
정상회담 직후에도 밋밋했던 北中, 시진핑-트럼프 대면 앞두고 거리 좁히기

북한과 중국은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김 총비서가 중국의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과 만나고 텐안먼 망루에 나란히 서면서 북중관계가 빠르게 밀착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정작 관계 개선의 구체적 조치는 정상회담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곧 있을 미중 정상회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김 총비서의 '성의 있는 방중' 후 중국에게 기대감을 가졌지만, 올해 1월 이재명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가까워지는 움직임을 보이자 '실망감'을 나타내며 중국과의 소통에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이 가시화하면서 북중 양국의 전략적 이익이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 정상은 5월 14~15일에 베이징에서 만날 예정이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됐다.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부각하는 것은 대미 협상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 우호 관계에 있는 중국의 '중재자'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대로 북한 입장에서는 북미 대화 가능성이 줄곧 언급되는 상황에서 대화의 '장벽'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음을 중국과의 밀착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김 총비서와의 친분을 자랑하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올 들어 '신 다극체계 구축'을 외치는 북한은 이제 대화가 미국과 북한의 '1대 1' 소통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북한과 중국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이유와 배경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미중 정상회담이 끝나거나 북중 간 상호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상황이 오면 양국 간 거리는 다시 멀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혈맹 수준의 군사·정치적 동맹이 된 북러관계 수준으로 밀착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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