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 해산 1년 6개월 만에 재출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도 참여…한미 '물밑 소통' 창구 기능에 주목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의 대표적인 대아시아 민간 외교 네트워크이자 싱크탱크인 '아시아소사이어티'의 한국 지부가 해산 약 1년 6개월 만에 재출범해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지난 2024년 4월 해산했던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초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 국회 사무처 등록과 법원 등기 절차를 마치고 공식 재출범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는 독립된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며 뉴욕에 본부를 둔 아시아소사이어티와 과거처럼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새 회장으로는 미국의 한인기업으로 항공우주 제품 제조판매회사인 CBOL의 스펜서 김 회장이 선임됐다. 특히 새 이사회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김은미 전 이화여대 총장이 부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최근 미중 경쟁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 대미 투자와 경제 안보 이슈가 외교의 핵심 의제로 부상한 것과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의 부활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핵심 광물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관여하고 있으며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9년까지 미국 정부 및 기업과 함께 미국 테네시주에 대규모 통합제련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총 투자 금액이 약 74억 달러(1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앞으로 대미 투자사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아시아소사이어티가 당국의 사업을 원활하게 연결하는 일종의 '반민반관'(半民半官) 채널로 기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사로는 외교부 2차관을 지낸 이태호 전 차관과 국제통상 전문가인 법무법인 광장의 권순엽 변호사가 참여한다.

외교 소식통은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가 국회 사무처에 등록된 만큼 '의원 외교 지원'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정책이나 문화 등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활동에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는 1956년 존 D. 록펠러 3세가 설립한 비영리 국제기관으로 미국과 아시아 간 이해 증진을 목표로 정치·경제·외교·문화 분야 정책 대화를 이어온 대표적인 민간 외교 플랫폼이다. 뉴욕 본부를 중심으로 홍콩, 도쿄, 상하이, 샌프란시스코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지부를 두고 있다.

한국 지부는 2007년 출범 이후 재계와 외교 원로들이 참여하는 민간 외교 플랫폼으로 활동해 왔다.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설립을 주도했고, 외교 원로들과 재계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주한 외교사절과도 교류하는 대표적인 민간 외교 채널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 2024년 약 17년간 단체 운영을 이끌어온 신동빈 회장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자를 찾지 못해 조직 운영이 어려워졌다. 결국 같은 해 4월 회원총회를 통해 해산됐다.

한편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의 재출범에 지난 2024년부터 1년 9개월가량 뉴욕 본부의 회장을 지낸 강경화 주미한국대사의 관심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