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 방공망 구멍 났나…주한미군 사드 반출에 해석 분분

패트리엇 이어 사드 발사대 6대 성주서 반출 가능성 제기
이란 '先드론 後미사일' 전술…극초음속미사일 등 美 위협 여전

지난 3일 경북 성주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발사대 6대 등 호송 대열이 지난 3일 오전 0시 30분쯤 기지를 빠져나오는 모습. 2026.3.11./ⓒ 뉴스1(독자 제공)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최근 미국이 주한미군의 지대공 방공 무기 패트리엇(PAC-3)에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장비 일부까지 중동으로 차출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주한미군의 방공 자산을 계속 중동지역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 외 중동 국가들의 방공망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기지에서 지난 3일 0시 30분쯤 호송 대열이 기지를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드는 지상으로부터 40~150㎞ 상공인 '고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장비다. 1개 포대는 8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대 6대, 최대 3000㎞까지 탐지할 수 있는 AN/TPY-2 이동식 레이더 1대, 통제소로 이뤄져 있다.

지난 3일 기지를 빠져나간 장비는 요격 미사일과 발사대 일부로 보인다. 이동식 레이더와 사격통제소가 성주기지를 빠져나가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의 사드 장비 일부를 중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이어 성주기지에서 사드 발사대가 빠져나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한미군 사드의 중동 이동은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다.

앞서 주한미군은 한국의 여러 기지에 배치돼 있던 패트리엇과 대형 수송기 C-5, C-17 등 장비를 오산기지로 옮기기도 했다. 오산기지에 있던 일부 C-17 수송기들은 지난 5~6일 한국을 떠나 미국을 거쳐 유럽과 지중해 일대에 나타나는 등 주한미군의 방공 자산이 속속 중동으로 이동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는 이에 대한 어떠한 공식 확인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한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도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밝혀 주한미군 자산 국외 반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힘겹게 배치한 사드마저 반출…이란 반격 만만치 않나
8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C-5 수송기가 계류되어 있다. 2026.3.8 ⓒ 뉴스1 김영운 기자

일련의 주한미군 자산 반출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을 공습하고 반격이 이어진 지 2주째에 접어들면서 중동지역 미군 방공망도 일부 타격을 입어 이를 대체하고 더 나아가 방공 역량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한미군의 사드는 배치 과정에서 정치적·외교적 논쟁의 대상이 되면서 '힘겹게' 한국에 배치된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미군이 이미 약 일주일 전에 사드까지 반출한 것을 두고 중동에서의 방공망 강화가 미국의 지상과제가 됐음을 방증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미 공군기지 방공 조기경보 레이더 'AN/FPS-132'를 드론 공격으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아랍에미리트의 알 루와이스 미군기지,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 장비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 때문에 미국이 당초 예상과 달리 방공망 소진이 빨랐거나, 이란이 아직 '첨단 무기'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정황을 미국의 정보망이 포착했을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란 정부는 자신들의 전력을 모두 투입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어 사태 장기화에 대비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란은 공습 이후 1200기가 넘는 발사체를 쏘아 올렸는데 그중 대부분이 샤헤드 자폭 드론인 것으로 추정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으로 미국의 방공망을 지치게 만들고, 더 파괴적인 탄도미사일은 결정적인 공격을 위해 아껴두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란, 극초음속미사일 보유 주장…"현 방공망으로 못 막는다" 분석도
이란은 2023년 미사일 '파타흐'(Fattah)를 공개하며 최대 사거리 1400㎞, 최고 속도 마하 14에 달하는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2023.06.06/ ⓒ 로이터=뉴스1

레자 탈라이에닉 이란 국방부 대변인은 공습 나흘째인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장기전에 대한 대비를 언급하며 "지금까지 첨단 무기들을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보유한 첨단무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간 이란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2023년 사거리 1400㎞, 마하 13~15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탄도미사일 '파타흐'(Fattah)를 공개하고, 이후 파타흐의 개량형도 추가로 공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극초음속탄도미사일이 실제 사용되면, 이스라엘과 중동 주둔 미군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과 지대공미사일 애로우를 뚫고 텔 아비브 시가지를 타격했는데 이때 파타흐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아이언돔, 사드 등 지대공 방공체계가 기술적으로 마하 10 이상의 초음속미사일을 막아내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론"이라며 "이란의 극초음속미사일 기술에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기술이 더해지면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 예상돼 미국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이란을 공습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패트리엇·사드 반출에 방공 약화 우려…靑 "대북 억지 문제없어"

주한미군 방공 자산이 연이어 한반도를 떠나면서 한국의 안보에 구멍이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주한미군 자산 반출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대한 요격 능력에 이미 공백이 생겼고, 추가적인 반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

또 한반도 밖으로 나간 자산들이 중동 사태 장기화 등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한반도로 복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들도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주한미군 전력 일부의 해외 이동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의 군사력 수준, 국방비 지출 규모, 방위산업 역량, 장병의 높은 사기 등을 감안 시 우리의 대북 억지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일축했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다.

한편 성주기지를 벗어난 사드 발사대가 기지로 복귀하는 과정도 진통이 예상된다. 민간단체인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전날 "미국은 기만적인 사드 운용을 당장 중단하고 레이더를 포함한 모든 사드 체계를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며 "사드가 이 땅에서 사라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사드의 재반입 시 거센 저항을 예고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