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조준하면 AI가 격파" '알고리즘 킬체인'이 주도한 美 이란 공습

몇 주 걸리던 군사 작전, 수 초 내 분석 완료
데이터 중요성 커지면서 '타격' 대상 되기도

4일(현지시간) 공습 당한 이란 테헤란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3.4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 공습 작전으로 이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주요 지휘부를 대거 제거하고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등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지휘체계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이번 이란 공습에서 AI 기반 군사 정보 플랫폼인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 시스템에는 팔런티어의 초정밀 군사 지도 시스템 '고담'과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등이 투입돼 수백 개의 공격 표적을 제안하고 우선순위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는 미국이 개전 24시간 만에 1000개가 넘는 표적 타격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꼽힌다. 메이븐 스마트는 위성 이미지와 센서 데이터, 첩보 보고서 등 다양한 정보를 한 곳에 통합해 지휘관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합형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드는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군사 작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며 작전 성공 확률과 상대국의 대응 가능성 등을 분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방위군(IDF) 역시 '파이어 팩토리', '가스펠', '라벤더' 등 AI 의사결정 시스템을 활용해 전쟁을 수행했다. 특히 가스펠은 과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부대의 미사일 지휘부와 대전차 운용 인력 등을 식별하는 데 사용된 AI 체계로 알려져 있다.

AI의 전장 투입은 군사 작전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지타운대가 미 육군 제18공수군단과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부대 운영에 메이븐 스마트를 활용할 경우 20명의 담당 병력이 최대 2000명 규모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공습 작전 역시 과거에는 표적 대상과 위치를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만 수 주가 걸렸겠지만, AI를 활용하면서 분석 시간이 수초 단위로 단축돼 실시간 공격이 가능해진 셈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 테헤란의 파손된 건물들과 잔해. 2026.03.03 ⓒ 신화=뉴스1

AI는 이러한 '킬체인'(표적 식별부터 선제 타격까지 이어지는 대응 체계) 가동 시간의 단축뿐 아니라, 드론 조종과 목표물 타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미군은 실드 AI의 '하이브 마인드'와 안두릴의 '래티스' 등을 활용해 드론이 외부 공격이나 전파 교란(재밍)을 받더라도 자율 비행을 지속하거나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라파엘이 개발한 '스파이크 LR II'는 AI 기반 스마트 표적 추적과 표적 잠금 기능을 갖춘 첨단 미사일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또 다른 이스라엘 기업 엘빗 시스템즈의 '리존-X' 플랫폼은 AI 기반 시스템을 통해 여러 무인 차량의 지휘통제체계(C2)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

AI가 전쟁의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도 군사기지나 핵시설처럼 주요 공격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일 아마존은 클라우드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3곳이 드론 공격으로 물리적 피해를 입어 현재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산하 매체를 통해 해당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했는데, 이는 아마존이 미 정부의 군사 활동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오폭 가능성 등 AI 체계의 한계도 여전히 지적된다. 지난달 28일 민간인 160여 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란 미나브 샤자라 타예바 초등학교 폭격 사건의 경우 아직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AI의 오데이터 학습으로 발생한 사고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학교 부지가 과거 이란 IRGC 해군 기지의 일부로 사용됐던 점, 학교가 IRGC 기지 및 주요 건물과 동시에 타격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AI가 부정확한 데이터를 학습해 표적을 설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류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인간 지휘관 등 기존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