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C 추락사고, 조종사 과실이 주원인…"원근감 저하로 두 대가 충돌"

공군, 지난달 경북 영주서 발생한 추락사고 경위 발표
야간투시경 착용 상태서 원근감 저하…"항공기 결함 아냐"

공군 F-16 전투기. ⓒ 뉴스1 오장환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달 25일 경북 영주에서 발생한 F-16C 전투기 추락사고의 원인은 조종사의 실수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은 4일 'F-16C 사고 경위 언론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공군은 사고 직후 박기완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임무 조종사 조사 △비행기록장치 확인 △관계관 진술 청취 등을 통해 사고 상황과 원인을 1차적으로 확인했다.

공군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 오후 6시 58분쯤 충주기지 소속 F-16C 두 대가 야간 비행 훈련을 위해 이륙했다. 과목은 '야간투시경 착용 고난도 전술훈련'이었으며, 두 명의 조종사는 훈련의 최종 절차로 전투피해 점검을 실시했다.

전투피해 점검 중 임무 공역 경계와 가까워지자 공역 이탈을 예방하기 위해 선회하는 과정에서 1번기의 좌측 연료탱크가 2번기의 우측 날개에 부딪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의 충격으로 2번기의 전방시현기(HUD)가 꺼져 자세 파악이 어려워지고 조종계통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항공기 고도가 계속 낮아졌다.

임무 지역은 높은 산악 지형이었고, 2번기 조종사는 항공기가 정상자세를 속히 회복하지 못하면 지면 충돌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훈련한 대로 추락 예상 지점에 민가 등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비상탈출했다.

1번기 조종사는 항공기 손상은 다소 있지만 조종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에 관제기구에 비상사태 및 2번기의 추락지역을 통보한 후 충주기지에 복귀했다. 1번기는 지상 점검 결과 좌측 외부 연료탱크와 파일런(항공기 날개나 동체 아래에 무장·연료탱크 등을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물) 등이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사고조사단은 1번기 조종사가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2번기에 대한 거리와 접근율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해 공중접촉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야간투시경은 조종사가 불빛이 없는 야간에도 외부 환경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해 전투기의 임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필수 장비다. 다만 이를 착용하면 시야각이 좁아지고 원근감이 저하되기 때문에, 항공기 간 거리 판단과 대형 유지에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이를 숙달하는데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사고의 원인이 항공기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공군은 전 조종사를 대상으로 사고사례 교육, 야간투시경 임무 유의사항 재강조 교육을 실시했다. 사고가 있었던 충주기지 비행훈련은 사고 후속조치를 감안해 조만간 재개할 계획이다.

공군은 "이번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라며 "국민이 신뢰하는 첨단 정예공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아울러 비행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 활동에도 더욱 진력하겠다"라고 밝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