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란드 합병, 中 희귀광물 의존도 낮추기…韓도 대비"
그린란드, 기후변화로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 변화
李 정부, 북극 항로 국정과제 실현하려면 동맹 협력 강화해야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합병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한국도 북극 항로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고 군사 작전 전개 및 경제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3일 이재준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와 북극을 둘러싼 강대국 경쟁 심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그린란드의 편입을 공언한 것은 기후 변화로 인해 높아진 그린란드의 위상, 중국 및 러시아 등과의 경쟁 심화가 그 배경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 항로가 해빙되면서 유럽과 미국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인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은 그린란드에 피투픽 우주 기지를 배치, 이곳을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 지원 기지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그린란드 확보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는 해석이다.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귀광물 역시 미래 전략 산업 구축을 위해선 포기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이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의 희귀광물이 전투기, 레이저, 전기차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중국이 희귀광물 생산과 공급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그린란드의 확보는 중국의 공급망 지배력을 완충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4년 북극 합동전략사령부와 북극여단을 창설해 북극항로에 배치된 군사시설을 보호하고 있다. 또 러시아 북서부 콜라반도 해상을 보호하기 위해 북극해에 전략핵잠수함(SSBN)을 배치하는 등 북극 지역에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력 제거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경우 북극해와 인접한 국가는 아니지만, 일대일로 정책의 확장으로 '빙상 실크로드'라 불리는 북극 항로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다. 북극항해장비위원회 등 관련 국제기구에 가입하고 북극해 인접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2014년 '북극 강국' 구상을 밝힌 것, 중국이 스스로를 북극에 가까운 국가라고 칭하는 '근북극국' 용어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2019년 북극 전략을 통해 북극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안보 위협을 지적한 바 있다"며 "러시아는 북극에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며 관련 자산을 확충해 왔고, 중국은 북극 쇄빙선을 건조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해당 지역에서 벌어지는 안보 위협에 대응한 실효적 대응책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북극항로 개발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국정 과제로 제시하는 등 그린란드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강대국들의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북극 활용력을 높이기 위해선 동맹국인 미국, 북유럽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북극 항로에 군사력을 배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극항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선 양자 및 다자 안보협력을 요구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선 북극해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해군 전력을 증강하고, 북극해라는 특수한 작전 환경에 맞는 전략 개념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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