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년, 팽창주의 부활…韓 안보 점검·외교 유연성 확대 필요"

"대미 인식 전환·전략적 자율성 강화 과제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1.21.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 1년은 강경 이민 정책과 관세 중심의 경제 정책, 서반구 우선의 팽창주의가 두드러진 시기로, 전후 미국이 주도해 온 규칙기반 국제질서와 명확히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은 과거와 다른 미국을 전제로 외교·안보 전략을 재정립하고, 전략적 자율성과 외교적 유연성을 동시에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23일 제기됐다.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취임 1년 평가: 명백한 운명의 서곡'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1년을 미국 외교·안보 기조의 구조적 전환기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규칙기반 국제질서 유지보다 미국 내 백인 노동자의 정착과 삶의 안정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연구위원은 트럼프의 정책 노선이 노예제를 유지하고 '인디언 이주법'을 통해 원주민을 강제 이주시킨 앤드류 잭슨(1829~1837년 재임) 전 대통령의 통치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 이민 정책과 관세 부과를 통한 재정 압박 역시 잭슨식 정책 인식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특히 트럼프가 취임 연설에서 언급한 '명백한 운명' 개념은 이러한 정책 전환의 이념적 토대로 제시됐다. 오 연구위원은 "명백한 운명에 따라 미국은 서반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제국주의를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오 연구위원은 한국의 대응 전략과 관련해 지금의 미국은 과거 한국이 경험해 온 미국과 다른 국가라는 점을 전제로 기존의 대미 인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백인 노동자의 정착과 삶의 안정이 국가 우선 과제가 된 상황에서, 반도체·배터리·조선 등 한국의 대미 투자가 이러한 목표에 기여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부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전작권 환수 등 안보 영역에서의 전략적 자율성 강화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오 연구위원은 이를 통해 미국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완화하고, 외교·안보 정책의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안보 제공을 전제로 한 기존 외교 구도에서 벗어나 외교적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중국·러시아는 물론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로 외교 지평을 다변화하고, 기술·에너지·방산 분야의 협력과 문화 역량을 결합한 종합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오 연구위원은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의 정책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 중 하나인 1837년 금융공황을 초래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식 관세 및 재정 정책 역시 미국발 경제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정부로서는 외교·안보 정책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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