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고 같이 관리"…범정부 안보장비 '통합획득' 추진

방사청 중심으로 추진…"규모의 경제 실현, 구매 협상력도 높인다"

국방부 깃발. 2021.6.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정부가 여러 부처에 분산된 안보장비의 획득과 유지·관리 체계를 방위사업청 중심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방사청은 최근 '범정부 안보장비 통합획득 및 관리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방사청은 이 연구를 통해 부처별 안보장비 운용 현황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합 획득·관리 체계를 설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분산 획득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준비됐다. 그간 재난·치안·국경관리·시설보호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된 여러 부처가 유사한 장비를 따로 구매하고 있어 소량 조달에 따른 단가 상승, 제각각인 계약·인증 기준, 중복된 정비·보급 체계가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무기체계 전문기관으로 장비 획득에 필요한 조직과 출연기관이 편성돼 있는 방사청이 정부 장비를 묶어 사들이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도입 단가를 낮추고, 협상력을 높이는 등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통합 획득·관리 대상이 될 안보장비의 기준 정립이다. 방사청은 모든 장비를 일괄 통합하기보다는 △획득 과정에서 전문성이 요구되거나 △통합을 통해 효율성과 경제성이 커지는 장비를 선별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에서는 부처별로 이미 운용 중이거나 도입 예정인 장비 현황을 전수 조사한 뒤, 방사청이 통합 획득을 맡는 게 합리적인 장비군을 가려낼 계획이다.

통합 획득 가능성이 높은 장비로는 여러 부처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감시·정찰 장비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주요 시설과 접경·해안, 재난 현장을 감시하는 CCTV, 열영상 장비, 센서류 등이다. 재난 대응이나 치안·경계 임무에서 사용하는 이동형 통신장비, 상황 전파 시스템, 드론 등도 방사청이 통합 획득을 맡을 경우 연구개발과 구매, 인증 절차를 표준화하고 장비 간 호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소요기획 단계부터의 관리 일원화도 추진한다. 부처마다 다른 중·장기 소요 제기 방식을 하나의 기준과 절차로 일원화해, 방사청이 유사 소요를 묶고 통합 가능성을 검토하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국방 분야에서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총수명주기관리' 업무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제도적 장벽을 넘는 작업도 병행된다. 장비를 획득할 때 현재 국방 부처는 '방위사업법'을, 그 외 민간 부처는 각기 다른 소관 법률을 적용하고 있다. 연구개발 방식도 계약 형태, 개발 성과물 소유권, 비용 분담 규정이 서로 다르다. 방사청은 통합 획득을 전제로 통일된 절차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특별법 마련 필요성도 연구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안보장비 통합 획득은 단순히 구매 창구를 하나로 모으는 문제를 넘어 전문성을 활용해 예산 효율을 높이고 장비 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처별로 흩어진 장비 획득·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