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번 잠수함 장보고함, 34년 임무 마치고 퇴역
오늘 퇴역식…인수요원과 역대 승조원 등 300여 명 참석
1993년 취역 후 34만 마일 안전항해하며 임무 완벽 수행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대한민국 1번 잠수함인 장보고함(SS-Ⅰ, 1200톤급)이 수중 개척자로서 34년간 대한민국 해양주권을 수호하고 오는 31일 퇴역한다.
해군은 29일 오후 해군잠수함사령부 연병장에서 김경률 해군작전사령관 주관으로 장보고함 퇴역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퇴역식에는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안병구 초대 장보고함장, 장보고함 역대 승조원 및 가족, 게오르크 빌프리트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퇴역식 행사장 주변 부두에는 국내 독자설계로 건조된 도산안창호급 잠수함(SS-Ⅲ, 3000톤급), 손원일급 잠수함(SS-Ⅱ, 1800톤급), 잠수함구조함 청해진함(ASR, 3200톤급)과 강화도함(ASR-Ⅱ, 5600톤급)이 배치돼 장보고함의 퇴역을 축하한다.
강 총장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수호하고 대한민국 잠수함 역사를 선도한 장보고함의 위대한 항적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장보고함의 뒤를 이은 해군 잠수함들이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은밀하게, 그리고 가장 강력한 힘으로 대한민국의 바다를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구 초대함장은 회고사를 통해 "그동안 장보고함을 잘 운용해 온 역대 승조원들과 잠수함 부대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라며 "핵잠수함 시대의 주역이 될 잠수함사령부 부대원 여러분은 더 집중하고 치열하게 준비해 수면에 올라올 필요 없이 수중을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잠수함을 가질만한 자격과 능력을 갖춰달라"라고 당부했다.
장보고함 퇴역 축하 영상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장보고함 인수 당시 항해실습을 지원한 미하엘 제처 독일 잠수함협회장 등이 등장해 의미를 더한다.
퇴역식에선 손승목 장보고함 인수 추기사와 마지막 조타장 김영준 상사가 장보고함 취역기를 강하하고, 취역기가 강하되면 정박해 있는 모든 함정이 기적을 울리며 장보고함의 퇴역을 축하한다.
퇴역식 종료 후에는 강 총장이 장보고함에 명예전역장을 수여한다. 명예전역장과 장보고함 취역기 및 명판은 역사물로서 잠수함사령부 역사관에 보관된다.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됐고, 인수 과정을 거쳐 1993년 6월 1일 대한민국의 첫 번째 잠수함으로 취역했다. 장보고함 취역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43번째 잠수함 운용국이 됐다.
장보고함은 1997년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8000㎞ 단독 항해에 성공하며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능력을 입증했다. 2004년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는 미국 항공모함을 포함한 함정 30여 척을 모의 공격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는 등 우수한 운용 능력을 보여줬다.
또 장보고함은 2013년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 2016년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REACH)에도 참가하며 잠수함이 참가하는 주요 해외훈련에 모두 참가한 첫 잠수함이기도 하다. 2024년부턴 훈련함으로 전환돼 교육훈련 및 훈련 지원의 임무를 수행했다.
장보고함은 '백 번 잠항하면 백 번 부상한다'라는 잠수함사령부의 안전신조를 새기고 동·서·남해와 해외를 누비며 2011년 안전항해 20만 마일, 2019년 안전항해 30만 마일을 넘어 올해 11월 마지막 항해까지 34년간 34만 2000마일을 안전항해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안 장관은 지난 26일 장보고함을 방문해 "대한민국 잠수함 역사의 위대한 첫걸음이자, 해군의 새 시대를 연 출발점이었던 장보고함의 정신은 새롭게 부상하는 핵추진잠수함으로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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