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사업자 선정 방식, HD현중-한화오션 '경쟁입찰'로 결론(종합)

방사청, 늦어도 내년 말까지 '계약' 성사 목표…KDDX 전력화, 2년 넘게 지연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 현대중공업 제공)

(서울=뉴스1) 김예원 정윤영 기자 = 2년가량 지연된 8조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지명경쟁입찰로 결론 났다. KDDX 사업은 함정 건조 및 무기체계 등 핵심 기술을 국산화해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방위사업청은 22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17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설계 등 3가지 방식을 안건으로 올린 결과 만장일치로 경쟁입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경쟁입찰 방식은 방산업체만 참여가 가능한 '지명경쟁'이다. 약 7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총 6척의 구축함을 도입하는 해군의 미래 핵심 전력사업이다.

방사청은 해군 전력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늦어도 2026년 말까지는 사업자를 선정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 KDDX의 첫 해군 인도 시점은 2032년 말쯤이 될 예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2년 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방사청은 2번함 등 나머지 5척에 대한 건조 논의는 추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업체 간 경쟁을 하게 되면 수의계약보다는 예산 절감의 효과가 있어 투입비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규정 개정 등을 통해 후속함 일괄 발주 후 복수 낙찰자 선정 등 전력화 지연 우려 해소 방안도 충분히 찾아보겠다"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기본 계획을 재작성해 방추위에 다시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방추위 의결이 완료되면 방사청은 제안요청서를 기반으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낸다. KDDX가 방산 물자기 때문에 방산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지정업체로서 입찰에 참여하며, 방사청은 각 사의 제안서를 평가한 뒤 최종 사업자를 결정하게 된다.

함정 건조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맡았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담당했다. 지난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후 방사청과 국방부는 상세설계 사업자 선정을 위해 여러 논의를 해왔으나 업체와 정부, 방추위 민간위원들의 입장이 계속 엇갈리며 2년 넘게 사업이 미뤄져 왔다.

경쟁입찰 방식 채택으로 KDDX 사업 관련 보안감점을 적용받는 HD현대중공업이 불리하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9월 소속 직원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개념설계 자료 등 군사 기밀을 8차례 넘게 빼내 유죄 판결을 여럿 받은 것과 관련해 1.8점의 보안감점을 받았다. 이는 올해 11월 18일 이후 소멸됐지만, 방사청은 재판별로 기밀 종류나 형태가 차이가 있다고 보고 2026년 12월 6일까지 1.2점의 벌점을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방사청에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1.8점 벌점은 11월 19일부로 종료됐지만, 그다음 감점 상황에 대해선 해당 부서가 지금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보안감점에 대한 부분은 입찰 공고 이후 제안서 평가 시점에서 업체가 청에 문의해 확인할 사안"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정부는 최근까지도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한화 측의 문제 제기와 방추위 내 민간위원들의 이견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충남 타운홀 미팅에서 "군사 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라며 HD현대중공업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외에도 이날 방추위에선 정찰위성-II 사업추진기본전략, 첨단 항공엔진 개발 기본계획이 논의됐다.

군정찰위성-Ⅱ는 현재 운용 중인 군정찰위성을 해상도, 설계수명 측면에서 향상된 군정찰위성-Ⅱ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이번 방추위에선 군정찰위성-Ⅱ를 국내 개발로 획득하는 사업추진기본전략이 의결됐다. 이번 사업은 2027년부터 2035년까지 진행되며, 총 1조 8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첨단 항공엔진 개발사업은 차세대 전투기 등 미래 항공무기체계에 적용하기 위한 터보팬 엔진을 국내 최초로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2027년부터 2040년까지 추진되며, 총 사업비는 3조 3500억 원이다. 기본 추력은 1만 6000 파운드포스(lbf)며, 후기 연소기 가동 시 2만 4000 lbf까지 가능하다.

방사청은 본 사업을 통해 첨단 항공엔진 시제 개발 및 제작과 인증시험을 수행, 체계를 장착한 비행시험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