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빛의 혁명 1주기…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가 자문해야"

전군주요지휘관회의 주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최선 다할 것"

안규백 국방부 장관(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4/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국군 장병들에게 헌법과 국민에 충성해 '국민의 군대'를 재건하라고 당부했다.

안 장관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전군의 주요 직위자 150여명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어 "빛의 혁명 1주기"라며 "대한민국 헌정을 벼랑으로 내몰았던 그 혹독한 겨울로부터 1년이 흘렀다"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역사적으로 5·16 군사정변, 12·12 군사반란 등 우리 현대사의 상흔 속에서 철저한 단죄와 성찰이 부족했고, 적당히 상처를 덮어버렸기에 또다시 12·3 불법 비상계엄의 비극이 반복됐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우리 군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적당주의의 유혹과 결별하고,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말하며 시시비비를 분별할 수 있는 명민한 지성과 쇄신의 용기를 택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안 장관은 또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에서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군의 소극적인 임무수행이 계엄 해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음에도, 내란의 전모가 드러날수록 국민께서 느끼는 분노와 실망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라며 향후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안 장관은 특히 "장성은 '별의 무게'를 느끼면서 결심하고 결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최고의 계급"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헌적 명령을 분별하지 못하고 '단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내란 가담 장성들의 태도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싸늘하게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2025 국방 AI 생태계 발전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12.3/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안 장관은 국군 장병들을 향해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내가 주요 지휘관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가라고 자문해야 한다"라며 "이 질문 앞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의 직을 걸고 헌법과 국민에게 충성할 수 있는 사람만이 '국민의 군대 재건'이라는 사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이재명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따르면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평가와 검증을 거치는데, 현재 FOC 평가를 마치고 검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안 장관은 "내년 미래연합사 FOC 검증은 전작권 전환을 향한 우리의 의지와 진정성을 증명하는 시험대이자, 전작권 전환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은 '더 강한 대한민국'을 의미하고, '더 강한 대한민국은 더 굳건한 한미동맹'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어 "전작권 전환은 자주국방을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자 강력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국민주권정부 임기 내 전작권을 전환해 자주국방의 길 위에서 후배들이 전시에 스스로 기획하고 작전할 수 있는 군대를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안 장관은 "미래합동작전개념과 싸우는 방법을 재정립하고, 가칭 2040년 군구조 개편을 통해 그에 맞는 병력구조, 부대구조, 전력구조를 한 몸처럼 최적화해야 한다"라며 "반드시 실질적인 처우·복지 개선을 통해 나의 청춘과 열점, 꿈, 인생을 다 바칠 가치가 있는 군대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