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軍 내란 연루돼 국민 위험에 빠뜨려…공식 사과"
'12·3 비상계엄 1년 담화' 발표
"내란 청산에 '적당주의' 없다"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일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당시 군 병력의 국회·선거관리위원회 진입 등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안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국방부 장관 안규백 12·3 비상계엄 1년 담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국민을 지켜야 할 우리 군이 내란에 연루돼 도리어 국민 여러분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고한 국군 장병 대다수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점,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무단 침탈한 중대한 과오를 저지른 점에 대해 우리 군을 대표해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어 "64년 만의 문민 장관이자 국민주권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으로서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하고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렸다"라며 "우리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자국이 내란 종식과 문민통제 확립의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종일관 전력을 다했다"라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그러면서 자신의 취임 이후 성과로 △대장 전원 및 역대 최대급 중장 교체 등 군 지휘부 쇄신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총장의 내란 공식 인정 및 사과 △계엄 당시 국군방첩사령부 소속 장성급 장교 전원 원복 △내란 관여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 및 감사 △헌법교육 및 부당 명령 거부권 법제화 추진 등을 꼽았다.
안 장관은 "내란 청산의 험산준령 앞에 '적당주의'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12·3 내란의 토양은 5·16 군사정변, 12·12 쿠데타, 5·18 광주 학살 등 우리 현대사의 상흔 속에서 부족했던 성찰과 적당한 타협에 있었다"라며 "마침표를 찍지 않고서는 다음 문장을 쓸 수 없듯이 반복된 과오를 직시하지 않고서는 군의 명예 회복이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곳곳에 숨겨진 내란은 결코 국민의 그물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군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적당주의의 유혹과 결별하고, 시시비비를 분별할 수 있는 명민한 지성과 쇄신하는 용기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또 "우리 군이 해야 할 일은 변명보다 성찰로, 더욱 강한 쇄신으로 답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군대를 재건하는 험로의 최선두에서 오늘도 조국의 강토와 산천을 수호하는 우리 장병들과 함께 좌고우면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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