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제57차 SCM 개최…전작권 전환·핵잠수함 논의 본격화
헤그세스 美 국방, 방명록에 '힘을 통한 평화' 메시지 남겨
전작권 전환이 주요 의제…'2단계 검증' 종료 시한 설정에 관심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4일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개최했다. SCM은 한미 국방 당국 간 고위급 실무 회의인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언급된 주요 협력 방안을 점검 후 의결하는 자리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35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규백 장관과 악수를 나누며 밝은 표정으로 "굿모닝", "뷰티풀 데이" 등 인사를 한 헤그세스 장관은 연병장 단상에서 의장 행사를 소화한 뒤 국방부 청사로 향했다.
국방부 3층 전시실에 마련된 방명록에 헤그세스 장관은 '힘을 통한 평화, 한미동맹 72주년을 위하여'('To 72 YEARS OF PEACE through STRENGTH in the U.S.-ROK ALLIANCE!')라는 친필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서명 후 헤그세스 장관은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라고 말하며 안 장관과 함께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회의에선 한미 간 최근 한 달 사이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역내 역할 변화) 등과 연계된 한미동맹 현대화 등 다양한 안보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권은 유사시에 한미 연합전력을 총괄 지휘·통제하는 권한으로, 현재는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하는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이 보유하고 있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 후 이승만 대통령은 맥아더 당시 유엔군사령관에게 우리 군의 지휘권을 이양했다. 이후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고, 유엔군 작전통제권이 연합사령관에게 넘어갔다. 우리 군은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했고, 한미는 2006년부터 전작권 반환 협의를 시작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 이재명 정부의 전작권 전환 추진에 대해 "훌륭한 일"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의 역내 역할 변화 추진과 이에 따른 한국군의 국방력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과거 미국의 다른 행정부보다 전작권의 조기 전환에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검증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한국은 FOC 평가를 마치고 현재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SCM에선 FOC 검증 마무리 시점과 마지막 단계인 FMC 진입 로드맵을 마련, 임기 내 전환 달성을 위한 일정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미는 올해 9월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 추진' 현황을 점검하면서 '조건 충족의 상당한 진전'에 공감대를 이뤘고, 3일엔 양국 합참의장이 참석한 한미군사위원회(MCM)에서 "연간 평가에서 많은 부분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는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령부'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북한의 도발 등이 발생했을 때 대응 수위와 전력 운용 등을 한국군이 직접 결정하게 돼 군사적 자율성과 책임이 동시에 확대된다. 주한미군, 연합군에 대한 지휘권도 사실상 한국군이 갖게 된다.
핵추진잠수함 건조의 경우 공식 안건으로 올라가진 않았지만, 한미 간 서로의 구상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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