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 조사선 서해구조물 접근 방해…"남중국해식 '그레이존' 전술"(종합)
지난달 온누리호 점검 작전 중 中 해경 3척 접근·15시간 추적
정부 "中 동조기동 있었지만…직접 방해는 없어"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중국 해경이 지난달 말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서 자국이 무단 설치한 구조물 관련 점검에 나선 한국 조사선을 막아선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7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잠정조치수역에서의 한중 대치' 보고서에 따르면, 9월 24일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 소속 해양조사선 '온누리호'가 서해 PMZ에 진입하자 약 6시간 후 중국 해경 경비함 한 척이 접근했고, 이후 칭다오에서 추가로 두 척의 해경함이 투입됐다. 한국 해경도 즉시 대응을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다.
다음날인 25일 온누리호와 한국 해경 함정은 중국이 PMZ 내에 설치한 양식 구조물 '선란 1호'와 '선란 2호' 인근으로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해경 함정 두 척이 온누리호를 양측에서 포위하며 대치가 이어졌다.
중국 해경은 이후에도 귀항하는 온누리호와 한국 해경 함정을 약 15시간 동안 추적했고, 두 선박이 PMZ 밖으로 벗어난 뒤에야 추격을 중단했다. 당시 양국 선박의 거리는 최대 3㎞(약 1.7해리)까지 좁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CSIS는 "이번 사건은 2025년 2월 발생한 유사한 대치 상황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중국의 행위는 협정이나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직접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이 분쟁 수역의 통제권을 확대하기 위해 사용해 온 '그레이존'(회색지대) 전략과 닮았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한 뒤 이를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 등 주변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PMZ는 서해에서 한국과 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수역의 일부다. 2000년 한중 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설정했다. 이곳에선 양국 어선이 함께 조업하고, 수산자원을 공동 관리해 왔다.
그러다 중국은 PMZ 중심을 기준으로 자국 측 수역에 '심해 어업양식 장비'라고 주장하는 선란 1호(2018년)와 2호(2024년)를 설치했다. 지난 2022년엔 '심해 양식 관리 보조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철골 구조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는 올해 초 중국이 잠정조치수역(PMZ)에 직경 50m, 높이 50m 이상의 이동식 철골 구조물 1기를 추가로 설치한 사실을 포착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의 동조기동이 있기는 했으나, 직접적 방해 없이 우리 조사선이 조사 활동을 정상적으로 완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해경도 중국 측 조사선을 발견하면 동일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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