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지구 전투 영웅'…한주섭 해병 중령, 10월의 6·25전쟁영웅

중공군 공세 저지하고 백병전으로 고지 탈환

한주섭 해병 중령.(국가보훈부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가보훈부는 6·25전쟁 당시 경기도 파주 장단지구 전투에서 백병전을 벌이며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하고 수도 서울을 방어하는 데 기여한 한주섭 대한민국 해병 중령을 '2025년 10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 중령은 6·25전쟁 발발 후 해병 간부후보생 제8기 과정을 수료하고 1951년 7월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해병 제1연대의 소대장으로 중동부 전선 요충지인 양구지구 전투에 참전했다.

1952년 3월, 해병 제1연대는 수도 서울 방위를 위해 서부전선의 장단-사천강 지구(경기도 파주)로 이동했고 중공군 제65군 제195사단과 대치했다. 이 지역은 판문점에서 사천강 일대에 걸친 요충지로, 휴전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된 곳이었다. 해병대는 이곳에서 8개의 전초진지를 구축하고 적의 공세에 맞서 싸웠다.

같은 해 10월 2일, 중공군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사천강을 넘어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37전초기지를 방어하던 제1중대 제2소대는 중공군에 맞서 악전고투를 이어갔고, 통신선마저 끊기면서 진지를 상실했다.

이에 제1연대 제1대대는 10월 3일부터 4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역습을 시도해 진지에 진입했지만, 그때마다 증원된 적의 반격으로 큰 피해를 입고 탈환에 실패했다.

10월 5일, 제1전투단장 김석범 준장은 역습부대를 편성해 37전초기지 탈환을 위한 마지막 공격을 명령했고, 한 중령은 부대원들과 함께 아군의 포격 엄호 아래 신속히 돌진해 37전초기지를 탈환했다.

한 중령은 적의 대규모 반격 속에서도 백병전을 펼치며 끝까지 진지를 사수했다. 정부는 한 중령의 공로를 인정해 1953년 1월 10일 을지무공훈장을 수여했다.

한 중령은 전쟁 이후 포항기지 군수보좌관, 제5여단 군수참모 등을 역임했고, 1973년 3월 예편했다. 그는 1987년 5월 타계 후 국립대전현충원 장병1묘역에 안장됐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