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中의 '대만 포위 훈련' 언급하며…"동맹 역할 중요하다"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지난 2022년 중국이 진행한 '대만 포위 훈련'을 언급하며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함께할 동맹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미동맹 현대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전략적 유연성)를 한국이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 및 주한미군전우회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 콘퍼런스' 축사에서 "대만 포위 훈련은 역내에 있는 군이 갑자기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이해도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함을 보여줬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아울러 "동맹은 얼마나 완벽한 계획을 가지냐가 문제가 아니라 혼란이 있을 때 얼마나 빨리 적응(대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고도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은 향후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개입해야 할 사안이 발생했을 때 '한국의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외에 상황에 개입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을 한국이 수용하고, 필요시 한국군의 개입까지 상정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브런슨 사령관은 아울러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 협력을 역내 위협으로 간주하며 한미동맹 현대화의 중요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우리가 직면한 글로벌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고 불안하며, 위협은 지상과 해상뿐만 아니라 우주, 사이버 간 영역을 넘어 존재한다"라며 "북한은 한반도 안보에 있어 가장 도전적 과제이지만, 최근 러시아와 (관계가) 깊어지면서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북한에 사이버 및 우주 기술, 고도의 미사일 체계 등을 이전해 북한군의 기술 수준을 우리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화하고 있다"라며 "북한과 러시아, 중국은 국제 질서를 약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합동 정찰, 해상 기동, 경제 교류 등을 이어가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동북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는 그 어떤 국가도 혼자 짊어질 수 없다. 3자 협력, 다자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북중러는 그들만의 연합을 만들어 우리에게 의심의 씨앗을 심어 협력이 위태롭다고 인식하게 한다. 그들이 결탁을 확대하는 속도보다 우리가 더 빠르게 결속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