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중 폭발한 모의탄, 최근까지 오작동 문제 지적됐다
올해 혹한기 훈련 중에도 오작동…사고 일주일 전엔 현지조사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시 소재 육군 포병부대에서 잘못 폭발한 '폭발효과 모의탄'이 최근에도 여러 차례 오작동 문제로 지적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고에서 폭발한 모의탄은 탄의 고유 식별수단인 로트 번호가 004로 끝나는 탄"이라며 "004 모의탄 납품 이전인 2015년 상반기 납품된 약 30만 발 중 일부가 최근까지도 문제를 일으켰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실제로 올해 강원도 철원 소재 모 사단의 혹한기 훈련 등에서 모의탄 오작동이 있었다"라며 "그 수는 150여 발이었다"라고 전했다.
육군은 전날 브리핑에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불발탄 처리절차 등의 원인으로 오작동 사례가 있었다"라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더 많은 사고가 있었던 셈이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방기술품질원과 모의탄 생산업체 등은 사고 발생 불과 1주일 전인 이달 초 모의탄에 대한 저항 측정 등 현지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탄 자체의 결함은 없다'라는 취지의 결론이 기품원에 보고됐다.
유 의원은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라며 "모의탄 자체의 결함일 수도 있고, 탄과 연동해 사용하는 마일즈 장비 체계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모의탄 취급에 대한 사용자 과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 단계에서 성급한 단정은 어렵지만 아쉬운 점은 수년간 오작동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의 대응이 다소 안일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일 육군 1군단 예하 K9포병부대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는 부대원들이 불발된 폭발효과 묘사탄의 화약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내부에 장착된 24발의 뇌관이 전기식 점화로 1발씩 작동되는 방식의 모의탄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작동하지 않았고, 훈련에 참여한 장병들이 후속 조치를 하던 중 갑작스럽게 폭발이 일어났다고 한다.
훈련에 참여한 부대원 12명 중 10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점에서 모의탄에 담겨 있던 여러 발의 뇌관이 연쇄적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사고로 상사·중사 등 2명은 허벅지와 팔에 화상인 중상을 입어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8명의 부사관·병사들도 화상 치료 중이다.
유 의원은 "군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며 "더 나아가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장병들이 신뢰할 수 없는 환경에서 교육훈련을 지속한다면, 이는 단순한 안전 문제를 넘어 창끝부대의 전투력 발휘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