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비행 장교 후손들, 한국 와서 'K-공군' 위상 체험

공군·보훈부, 광복 80주년 맞이 공군 견학·훈련기 체험 등 진행

12일 공군사관학교 제212비행교육대대를 방문한 후손들이 국산 훈련기 KT-100 좌석에 앉아 학생조종사로부터 항공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공군 제공)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공군과 국가보훈부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후손들을 초청, 공군사관학교와 제1전투비행단의 비행교육을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는 1920년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 카운티의 소도시 윌로우스에서 항공 독립운동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윌로우스 비행학교'라고도 불린다.

하와이에서 대조선국민군단을 만들고 상하이 임시정부 군무총장직을 수행하는 등 무장 독립 투쟁을 준비하던 노백린 장군은 임시정부에 대한 한인들의 후원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 본토를 방문했는데, 이때 레드우드비행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청년들을 만나며 독립운동을 위한 한인 비행사 양성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노 장군은 미주 한인들과 임시정부 예하의 군단 창설 및 한인 비행학교 설립을 결의했는데, 윌로우스 일대에서 대규모 쌀 농장을 운영하던 김종림 지사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학교 건물을 마련, 1929년 7월 대한인비행가양성소라는 이름으로 개교했다.

학교에선 전문적인 비행훈련뿐만 아니라 무선 통신, 비행기 정비학, 영어교육 등이 진행됐으며, 20여 명의 생도들은 훈련 경비 부담을 위해 노동과 군사 훈련을 병행했다. 훈련기로는 당시 최신 기체였던 스댄다드사의 J-1이 도입됐으며, 기체엔 'Korea Aero Club'의 줄임말인 'K.A.C'가 새겨졌다.

비행학교는 기록적인 폭우로 한인 농장들이 직격탄을 맞자 재정난으로 1921년 4월 문을 닫았다. 하지만 박희성, 이용근 지사 등 일부 학생들은 다른 비행학교로 옮겨 훈련을 지소한 끝에 국제항공연맹 비행사 면장을 받고 임시정부의 육군비행병 참위(오늘날의 소위)로 임명됐다. 이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비행 장교로 기록돼 있다.

이날 행사에선 노 장군과 김 지사, 박 지사 등 비행학교 관련 독립운동가 후손 및 가족 20여 명이 초청됐다. 견학은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며, 오늘날 대한민국 공군의 모습을 직접 보고 공군사관학교와 제1전투비행단의 비행 교육 과정을 체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광복절 당일인 15일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다. 이날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지는 프로야구 경기에선 박 지사의 조카 손녀인 임인자 씨(69)와 노 장군의 손자 노영탁 씨(88)가 시구·시타를 진행할 예정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