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도·태평양 지역의 집단 안보 구축 주도해야"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집단 안보 신뢰성 약화"
김세미 아산연 부연구위원 "韓, 한미동맹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에만 의존하지 않고 나토 및 인태 지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과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성 저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결속 약화로 이어진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집단 안보 구도를 선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5일 김세미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부연구위원은 '변화하는 유럽의 안보 환경과 한국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 등 적대국과 직접 협상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동맹국을 우회할 가능성도 드러났다"며 "이는 미국이 오랜 동맹국들과의 관계와 협력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김 부연구위원은 유럽의 '집단 안보 경험'은 안주와 과잉 확장의 위험을 보여주는 교훈이라며 나토는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해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길 △부담 분담 강화를 통해 미국의 참여를 유지하는 길 △내부 분열의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한국이 배제된 채 북한과 미국 간 비밀 협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고, 이는 미국의 안보 약속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더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남기는 바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외교 전략에 대해 "미국의 부담 분담 요구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동시에, 협상을 통해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분명히 전달하고, 만약 미국이 유럽에서 철수하고 인태에 더 집중한다면 그 상황이 한국에 주는 기회와 도전을 모두 인식하고 준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에만 의존하지 않고 나토 및 유럽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며 "방위산업과 기술 역량을 활용해 나토 강화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동맹 체계의 안정을 지원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은 미국과의 양자 동맹을 넘어 인태 지역의 집단 안보 체계 발전을 주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현재 인태 지역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 나토-IP4(인태 파트너 4개국·한국·호주·일본·뉴질랜드)와 같은 소다자주의 협력체들을 통해 신뢰 구축과 상호운용성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제도화되지는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주요 국가들과 협력하며 이러한 논의를 구체화하고, 실질적 제도화를 준비하며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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