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만큼 6·25 유공자에 기부"…대학생 120명, 국토대장정 출발
7박8일, 1000㎞ 이동하며 6·25 전적지 견학
- 허고운 기자
(고성=뉴스1) 허고운 기자 = 6·25전쟁 발발 75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금강산이 보이는 우리나라 동북 최전방 고성에서 젊은이들이 국토 수호의 의지를 다졌다.
재향군인회는 이날 고성통일전망대에서 23~30일, 7박 8일 일정의 제15회 대학생 국토대장정 출정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토대장정은 전날 출발했지만 출정식을 이날 통일전망대에서 진행했다.
대학생 국토대장정 출정식은 지난해까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등에서 열렸으나, 올해는 분단 현실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최전방 현장에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국내외 대학생 120여 명이 참가한 이번 대장정은 강원도 고성에서 출발해 인제, 화천, 철원, 파주 등 휴전선 인근 전적지를 돌아보고, 주요 군부대에서 병영 체험도 한다. 해단식은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총 이동거리 1097㎞ 중 70.5㎞는 도보로 이동하며 전쟁의 상흔을 몸소 체험한다. 대학생들의 걸음 수만큼 기부금이 적립되고, 쌓인 금액은 6·25 참전유공자들을 위한 사업에 전달될 예정이다.
참가 대원들은 백암산 칠성전망대, 제2땅굴, 노동당사 등 분단의 상징적인 장소들을 순례하며, 7사단 등 최전방 부대 장병들과의 교류 시간을 갖는다. 공군 8전투비행단에서는 블랙이글스 격납고를 견학할 계획이다.
이번 대장정에는 특별한 사연이 청년들이 참가해 눈길을 끈다. 보스턴대에 재학 중인 김정환(22) 대원은 군 복무를 마치고 유학길에 올랐지만 조국에 대한 애정으로 참가하게 됐고, 안젤로국립대 이성윤(20) 대원은 입대를 앞두고 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원했다고 한다. 김도균(20) 대원은 백혈병을 극복하고 참가했으며, 응급처치 이수증을 갖고 있어 비상조치 요원을 자청하기도 했다.
머서대학교에 재학 중인 홍햇님(22) 대원은 향군 미 남부지회 회원인 월남 참전용사의 손녀다. 홍 대원은 "할아버지께서 지켜낸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국토를 직접 걸으며 그 정신을 이어가고, 제 뿌리를 다시 돌아보며 조국에 대한 사랑의 여정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신상태 향군회장은 "올해는 금강산이 보이는 최전방인 고성통일전망대에서 출정식을 하고, 한미 장병과 함께하는 행군을 통해 더욱 의미 있는 국토대장정이 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젊은 세대가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체험하고 미래 안보 역군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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