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오폭·초계기 추락·KF-16 파손…육해공군 돌아가며 항공 사고
한 달에 한 번꼴…'국방부 장관 공백' 군 당국 당혹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 3월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 이후 우리 군에서 한 달에 한 번꼴 이상으로 '공중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방부 장관 공백 속에서 육·해·공군이 번갈아 가며 사고를 일으키면서 군 당국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11일 공군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 2분쯤 미 공군 아일슨 기지에서 이륙 활주 중이던 KF-16 전투기 1대가 정상적으로 이륙하지 못하고 부분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은 활주 도중 비상탈출을 해 경미한 화상과 열상 등의 상처를 입었고, 기체 앞부분엔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기는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주관으로 열리는 다국적 연합 공중 전투 훈련인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 중이었다. 공군 전투기가 해외 훈련 도중 파손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형 사고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 6일 공군 KF-16 전투기 2대는 경기 포천에서 시행된 한미연합훈련 중 민가에 MK-82 공대지 폭탄 8발을 투하하는 대형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나 민간인 40명과 군인 26명 등 모두 66명이 다쳤고, 건물 203동과 차량 16대 등 219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공군 오폭 사고는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와 확인 부족으로 인해 발생해 '기강 해이'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공군참모총장 등이 나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군에서는 항공 관련 사고가 멈추지 않았다.
오폭 사고 11일 만인 3월 17일엔 육군의 한 항공대대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헤론' 무인기가 계류 중인 '수리온' 헬기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헤론과 수리온이 불에 타면서 200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육군은 "착륙 과정에서 1차 돌풍에 의한 비행체 급상승과 활주로 착륙 직전의 2차 돌풍 및 측풍 등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한 사고"라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4월 18일엔 공군에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KA-1 공중 통제공격기가 야간 훈련 중 기관총과 연료탱크 등 무장을 실수로 지상에 떨어뜨린 것이다.
추락 지점이 산악 지역이어서 민간 피해는 없었으나, 조종사가 히터 풍량을 조절하려다 버튼을 잘못 눌러 발생한 사고임이 드러났다.
5월 29일엔 해군의 해상초계기 P-3 1대가 훈련 도중 알 수 없는 이유로 추락해 탑승한 4명의 승무원이 전원 순직했다. 국내에서 P-3가 추락한 것은 1995년 도입 이래 30년 만에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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