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글로벌 삼국지]'뉴 노멀 시대' 생존의 길은 '상호 이해와 협력'
한중·일중 상호인식 '역대 최악' 수준… 인구 노령화도 공통 과제
'다름'은 받아들이고 '공통점'은 확대하고… 서로에 '자극제' 돼야
(서울=뉴스1) 백범흠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 사무차장 =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은 지난달 3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중일 협력의 날'(TCS Day) 행사를 개최했다. TCS는 △항구적 평화 △공동 번영 △문화적 공통성 유지를 위해 2011년 서울 광화문에서 설립한 한중일 3국 정부 간 국제기구다.
청계천을 찾은 많은 서울시민과 외국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의 압권(壓卷)은 단연 한중일 3국 협력을 상징하는 '따오기'의 새 이름 짓기였다. 따오기는 한중일 시민들 투표를 거쳐 영어로 '트리비', 한국어론 '연우(連友)'란 이름을 얻었다. 한중일 3국 간 '우정을 잇는다'는 뜻이다.
1925년 탄생한 유명 동요 제목이기도 한 '따오기'는 한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새였지만, 태평양 전쟁과 6·25전쟁, 그리고 공업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그 개체 수를 급격하게 감소시켰다. 따오기는 1979년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자취를 감췄다. 일본 상황도 한국과 다르지 않다. 일본에선 1993년 이후 따오기가 사라졌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야생 따오기 몇 마리가 중국 산시(陝西)성 한중(漢中)에 살아 있었다. 현재 경남 창녕 우포늪 주변에 살고 있는 따오기는 2008년과 2013년 중국에서 기증한 따오기의 후손이다. 일본도 1999년 중국 측이 기증한 따오기를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섬에서 인공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따오기 협력' 사례와는 달리 한국과 중국, 일본과 중국 간 상호 인식은 최근 더 저하됐다.
우리나라 동아시아연구원과 중국 칭화(淸華)대 전략안전연구센터, 슬로바키아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가 작년과 올해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일 간 상호인식은 다소 개선되고 있다. 반면 한중·일중 간 상호 인식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중일 정부 모두 정상 범위를 벗어난 3국 국민 상호 간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TCS는 특히 미래 세대를 중심으로 한 상호 이해 제고와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TCS에선 △청년 대사 프로그램(YAP) △3국 청년 교류 네트워크(Trilateral Youth Exchange Network)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세미나 △문화도시 순회 방문·소개 등 120개 한중일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TCS는 중국공공외교협회 및 중국 칭다오(靑島)시 정부와 함께 올해 업무를 결산하는 성격의 한중일 3국 국제협력포럼(IFTC)을 내달 3일 칭다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2023 IFTC의 총괄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3국 협력 활성화'다. 이번 포럼은 한중일 국민 간 상호 인식 저하 문제 해결은 물론, 코로나19와 미중 전략적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약화된 한중일 3국 협력관계 회복과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TCS는 이번 포럼 정치 세션 주제를 '대중매체와 공공외교를 통한 한중일 간 상호 인식 개선', 경제 세션 주제는 '노령 인구 포용과 이들을 디지털 세상으로 연결시키기', 그리고 사회문화 세션 주제는 '지역사회 교류 관점에서 본 한중일 간 상호 인식 개선'으로 정했다. 한국·중국·일본의 전직 고위 정치인과 관계·재계·언론계·학계 등 저명인사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열띤 토론을 통해 상호 인식 개선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한중일 3국 간 상호 인식 저하 문제와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건 인구 노령화다.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작년에 이미 전체의 30%에 육박했고, 한국의 경우도 내년 말쯤 65세 이상이 20%에 도달할 게 확실시된다. 중국의 경우도 이미 2021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14.2%를 차지했다. 한중일의 인구 문제 전문가들이 이번 포럼에서 3국 모두가 겪고 있는 인구 노령화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에선 멸종됐으나 중국에 남아 있던 몇 마리의 야생 따오기가 한중일 3국 협력을 통해 지금 세 나라 모두에서 번성한 것처럼 한중일은 범세계적 카오스 속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뉴 노멀 시대'에서 버틸 수 있다.
한중일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3국 국민 모두 열린 마음으로 상대국 국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다름'은 받아들이고 '공통점'은 확대해가야 한다. 서해와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등 지리적으로 연결돼 '이사 갈 수도 없는 세 나라' 한국·중국·일본 3국은 당면한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서로에 자극제가 돼야 한다. 또 3국은 평화를 유지하며 계속 발전해가야 한다.
당나라 시인 왕지환(王之渙)은 '등관작루(登鸛雀樓)'란 시에서 '더 넓은 세상을 보려면 누각 한 층을 더 걸어 올라가야 한다'(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고 했다. 또 근대 일본의 저명한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는 '내가 성장하려면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라'고 말했다.
한중일 3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선 우리 모두 힘이 들고 지쳐 있더라도 누각을 한 층 더 걸어 올라가 더 멀리 새로운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한중일 3국 모두 상대국에 대한 존중과 함께 공동이익 추구의 밝은 새 길을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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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백범흠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 사무차장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독일연방행정원 행정학 석사, 프랑크푸르트대 정치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을 이수한 후 경제외교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외무고시(27회) 합격 후 주중국대사관 총영사, 주다롄영사사무소장,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 강원도 국제관계대사 등을 역임했으며, 중국청년정치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객원교수를 역임 또는 재임 중이다. '미중 신냉전과 한국I.II', '중국', '한중일 4000년' 등 7권의 저서를 낸 한국의 대표적 동아시아 문제 전문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