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글로벌 삼국지]'뉴 노멀 시대' 생존의 길은 '상호 이해와 협력'

한중·일중 상호인식 '역대 최악' 수준… 인구 노령화도 공통 과제
'다름'은 받아들이고 '공통점'은 확대하고… 서로에 '자극제' 돼야

편집자주 ...백범흠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 사무차장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독일연방행정원 행정학 석사, 프랑크푸르트대 정치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을 이수한 후 경제외교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외무고시(27회) 합격 후 주중국대사관 총영사, 주다롄영사사무소장,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 강원도 국제관계대사 등을 역임했으며, 중국청년정치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객원교수를 역임 또는 재임 중이다. '미중 신냉전과 한국I.II', '중국', '한중일 4000년' 등 7권의 저서를 낸 한국의 대표적 동아시아 문제 전문가 중 하나다.

백범흠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 사무차장. (TCS 제공)

(서울=뉴스1) 백범흠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 사무차장 =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은 지난달 3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중일 협력의 날'(TCS Day) 행사를 개최했다. TCS는 △항구적 평화 △공동 번영 △문화적 공통성 유지를 위해 2011년 서울 광화문에서 설립한 한중일 3국 정부 간 국제기구다.

청계천을 찾은 많은 서울시민과 외국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의 압권(壓卷)은 단연 한중일 3국 협력을 상징하는 '따오기'의 새 이름 짓기였다. 따오기는 한중일 시민들 투표를 거쳐 영어로 '트리비', 한국어론 '연우(連友)'란 이름을 얻었다. 한중일 3국 간 '우정을 잇는다'는 뜻이다.

1925년 탄생한 유명 동요 제목이기도 한 '따오기'는 한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새였지만, 태평양 전쟁과 6·25전쟁, 그리고 공업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그 개체 수를 급격하게 감소시켰다. 따오기는 1979년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자취를 감췄다. 일본 상황도 한국과 다르지 않다. 일본에선 1993년 이후 따오기가 사라졌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야생 따오기 몇 마리가 중국 산시(陝西)성 한중(漢中)에 살아 있었다. 현재 경남 창녕 우포늪 주변에 살고 있는 따오기는 2008년과 2013년 중국에서 기증한 따오기의 후손이다. 일본도 1999년 중국 측이 기증한 따오기를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섬에서 인공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따오기 협력' 사례와는 달리 한국과 중국, 일본과 중국 간 상호 인식은 최근 더 저하됐다.

우리나라 동아시아연구원과 중국 칭화(淸華)대 전략안전연구센터, 슬로바키아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가 작년과 올해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일 간 상호인식은 다소 개선되고 있다. 반면 한중·일중 간 상호 인식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중일 정부 모두 정상 범위를 벗어난 3국 국민 상호 간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TCS는 특히 미래 세대를 중심으로 한 상호 이해 제고와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TCS에선 △청년 대사 프로그램(YAP) △3국 청년 교류 네트워크(Trilateral Youth Exchange Network)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세미나 △문화도시 순회 방문·소개 등 120개 한중일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 News1 DB

TCS는 중국공공외교협회 및 중국 칭다오(靑島)시 정부와 함께 올해 업무를 결산하는 성격의 한중일 3국 국제협력포럼(IFTC)을 내달 3일 칭다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2023 IFTC의 총괄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3국 협력 활성화'다. 이번 포럼은 한중일 국민 간 상호 인식 저하 문제 해결은 물론, 코로나19와 미중 전략적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약화된 한중일 3국 협력관계 회복과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TCS는 이번 포럼 정치 세션 주제를 '대중매체와 공공외교를 통한 한중일 간 상호 인식 개선', 경제 세션 주제는 '노령 인구 포용과 이들을 디지털 세상으로 연결시키기', 그리고 사회문화 세션 주제는 '지역사회 교류 관점에서 본 한중일 간 상호 인식 개선'으로 정했다. 한국·중국·일본의 전직 고위 정치인과 관계·재계·언론계·학계 등 저명인사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열띤 토론을 통해 상호 인식 개선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한중일 3국 간 상호 인식 저하 문제와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건 인구 노령화다.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작년에 이미 전체의 30%에 육박했고, 한국의 경우도 내년 말쯤 65세 이상이 20%에 도달할 게 확실시된다. 중국의 경우도 이미 2021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14.2%를 차지했다. 한중일의 인구 문제 전문가들이 이번 포럼에서 3국 모두가 겪고 있는 인구 노령화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에선 멸종됐으나 중국에 남아 있던 몇 마리의 야생 따오기가 한중일 3국 협력을 통해 지금 세 나라 모두에서 번성한 것처럼 한중일은 범세계적 카오스 속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뉴 노멀 시대'에서 버틸 수 있다.

한중일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3국 국민 모두 열린 마음으로 상대국 국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다름'은 받아들이고 '공통점'은 확대해가야 한다. 서해와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등 지리적으로 연결돼 '이사 갈 수도 없는 세 나라' 한국·중국·일본 3국은 당면한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서로에 자극제가 돼야 한다. 또 3국은 평화를 유지하며 계속 발전해가야 한다.

당나라 시인 왕지환(王之渙)은 '등관작루(登鸛雀樓)'란 시에서 '더 넓은 세상을 보려면 누각 한 층을 더 걸어 올라가야 한다'(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고 했다. 또 근대 일본의 저명한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는 '내가 성장하려면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라'고 말했다.

한중일 3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선 우리 모두 힘이 들고 지쳐 있더라도 누각을 한 층 더 걸어 올라가 더 멀리 새로운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한중일 3국 모두 상대국에 대한 존중과 함께 공동이익 추구의 밝은 새 길을 걸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