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수락 5시간 만에… 윤석열-바이든 '초고속 통화' 주목

尹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미국 측 기대감 반영 해석
이르면 5월 대면 회담… "새 정부와 관계 구축 선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국민의힘, 주한미국대사관 페이스북) ⓒ 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과 '초고속 통화'를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미동맹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해온 윤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이 투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는 이날 오전 10시10분(현지시간 9일 오후 8시10분)쯤 이뤄졌다. 윤 당선인이 당선 수락인사를 한 지 불과 5시간 만의 일이다.

그간 우리 대통령 당선인과 미 대통령 간 첫 통화가 이뤄지기까진 선거 개표결과가 나온 뒤 우리 시간으로 최대 이틀 정도가 걸렸다.

일례로 지난 2017년 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 땐 개표 결과 1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뒤 우리 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첫 통화를 했다.

또 2012년 12월19일 치러진 18대 대선 땐 투표 당일 오후 늦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됐지만,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의 첫 통화는 우리 시간으로 12월21일 오전에서야 이뤄졌다.

당초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 간의 첫 통화는 우리 시간으로 11일로 조율되고 있었으나, 미국 측 요청으로 시간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축하인사와 함께 "'취임 후 빠른 시일 내에 만나 한미관계를 더 발전시키는 논의를 기대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윤 당선인과 얘기를 나누고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며 "난 그와 함께 한미동맹을 계속 강화하고 공동의 국제적 도전과제에 대응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쿼드 참고 삽화.ⓒ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면 회담은 이르면 5월 중 열릴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5월 하순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우리나라도 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51일 만에, 박 전 대통령이 71일 만에 처음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비춰볼 때 이 또한 '이례적으로' 빠른 것이다. 윤 당선인은 5월10일 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2016~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우리 대통령선거 일정이 기존 12월에서 3월로 바뀐 탓도 있겠지만, "미국 측이 우리 새 정부 출범 초부터 한미 간 결속을 좀 더 공고히 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정부 입장에선 중국과의 패권 경쟁,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갈등 속에 "동맹·우호국들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윤 당선인 또한 후보 시절부터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워킹그룹 참여 등 미국 주도 협력에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중 양국은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동맹·우호국을 서로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특히 그동안 중국은 우리나라를 미국의 동맹국들 중에서도 '약한 고리'로 봐왔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바이든 정부는 문재인 정부보다는 새로 시작할 한국의 '보수 정부'에 대한 기대가 확실히 크다"며 "(한국 새 정부와의) 관계 구축을 선점해 발 맞춰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통화 뒤 배포한 자료에서 "두 사람은 한미동맹의 힘이 바로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확인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윤 당선인에게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공급망 등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 심화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하는가 하면,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