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쉬쉬' 하던 핵심무기 대거 공개… 대선 앞 안보불안 때문?

靑 "L-SAM 시험발사 성공" 확인 이어 관련 동영상 공개
北 'MRBM 발사' 대응 성격도… 文대통령 "강한 국방력"

L-SAM 유도탄 비행시험 (국방부 유튜브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군 당국이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한 핵심무기들을 대거 공개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에 강한 응징력을 과시하며 경고하는 동시에 이달 대통령선거(9일)를 앞두고 국민 불안을 가라앉혀 야권발(發) '안보 무능론'에도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지킨다'는 주제의 '특별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영상은 같은 날 오전 긴급 소집된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동참모의장 등 군 수뇌부가 시청한 것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방력을 튼튼히 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하는 영상엔 군이 △전략적 타격체계 및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구축을 목적으로 이미 실전배치했거나 추후 확보 예정인 첨단무기가 잇달아 등장한다.

특히 이 영상엔 지난달 23일 충남 태안 소재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L-SAM 시험발사 장면과 발사된 L-SAM이 가상의 미사일 요격에 성공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장면도 포함돼 군 안팎의 관심의 불러모았다.

L-SAM은 고도 40~70㎞에서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 또는 항공기를 요격하는 무기체계로서 오는 2024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유도탄 비행시험 (국방부 유튜브 캡처) ⓒ 뉴스1

그러나 군 당국자들은 앞서 L-SAM 시험발사 일정 등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도 "들은 바 없다"거나 "시험발사 일정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그 확인을 거부했었다.

군 관계자는 L-SAM 시험발사가 이뤄진 다음날인 지난달 24일엔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무기체계 개발과정에서 최종 시험발사를 마쳤을 땐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경우가 있지만, 중간과정에선 공개하는 일이 없었다"며 그 세부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랬던 군 당국의 기류가 바뀐 건 북한이 '정찰위성 기술 시험'이었다고 주장하는 지난달 27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발사 뒤부터다.

북한은 올 들어 1월 한 달 동안 탄도미사일 6차례·순항미사일 1차례 등 총 7차례 미사일 시험을 감행한 뒤 이달 초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한동안 '도발 휴지기'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로부터 28일만인 지난달 27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MRBM 추정 발사체 1발을 쐈다.

북한의 MRBM 발사 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월) 23일ADD 안흥시험장에서 L-SAM과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의 비행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며 그 시험발사 사실을 공식 확인했고, 이튿날 영상 공개까지 이어진 것이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영상엔 LAMD 발사도 포함돼 있다. LAMD는 여러 장소에 유도탄 발사대를 설치해 고도 10㎞ 이하에서 날아오는 북한군의 장사정포탄을 요격하기 위한 방공망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해 축사를 마친 뒤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2022.2.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군 당국이 이 같은 무기들을 영상으로나마 동시에 공개한 건 기본적으로 북한을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군 관계자는 "E-737 조기경보기,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등도 이번 영상에 나와 우리 군의 억제능력이 북한 미사일보다 더 강력하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북한에 경고하는 동시에 우리 국민들에게도 전할 내용이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군 관계자도 "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최근 전력화된 무기를 공개하는 일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F-35A 전투기와 K9 자주포, K2 전차, AH-64 '아파치' 공격헬기, 230㎜급 다연장로켓 '천무' 등이 등장함을 들어 "우리에게 유사시 북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육군3사관학교 졸업·임관식에 참석, "우리가 누리는 평화·번영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이라며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 사태를 계기로 여야 대통령후보들 간의 안보관 논쟁이 한창임을 감안할 때, 이번 영상 공개엔 '우리 군은 야당의 비판과 달리 이미 북한을 압도할 만한 군사력을 갖췄다'고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군 안팎에선 북한이 이달 우리 대선 이후 4월로 예상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 그리고 제110주년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 등을 계기로 일정 수준 이상의 무력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북한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도 우리 군의 각종 무기개발과 관련해 "남조선 호전 세력이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불안정을 더 촉진시키는 무분별한 군사적 망동에 계속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우리 군의 '무력 과시'를 도발 명분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