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군대] 승용차인가 장갑차인가…쾌적한 '레드백'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레드백(Redback) 차세대 장갑차. 레드백은 K21 장갑차와 K9 자주포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미래형 궤도장갑차로 지난해 9월 호주 장갑차 사업의 최종 2개 후보 장비로 선정돼 오는 10월부터 현지 시험평가에 들어간다.(한화디펜스 제공) ⓒ 뉴스1

(창원=뉴스1) 이원준 기자 = "레드백 내부에선 탑승자 간에 대화가 가능합니다. 소음과 진동이 다른 장갑차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이죠."

지난 23일 찾은 한화디펜스 창원2사업장에선 차세대 장갑차 '레드백'(Redback)의 주행시험이 이뤄졌다. 1000마력급 엔진이 굉음을 내자 40톤(t)이 넘는 육중한 차체가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보병들이 탑승하는 장갑차 내부 공간은 안락했다. 기동하는 레드백 내부에서 측정한 소음은 70데시벨(㏈A) 내외. 일반 승용차 수준이다. 도로나 지하철 소리와 비슷한 소음도로 일상적 대화에 큰 무리가 없는 정도다. 소음뿐 아니라 진동도 적어 우리 군의 '두돈반' 트럭보다 승차감이 더 좋을 정도였다.

레드백은 호주 육군의 '궤도형 장갑차 획득 사업'(Land400 Phase3)을 겨냥해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미래형 장갑차다. 한국군에 실전 배치돼 성능이 검증된 K21 장갑차 기술에 K9 자주포의 파워팩(엔진+변속기)을 더해 방호력과 기동성을 대폭 강화했다.

호주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보병전투장갑차(IFV) 등 총 400여 대의 장갑차를 도입하려 한다. 총사업비 10조 원 가운데 장비 획득에만 무력 46억 달러(약 5조5000억 원)가 편성돼 있다. 레드백은 독일 라인메탈 디펜스의 '링스'(Lynx) 장갑차와 최종 2개 후보 장비로 선정돼 마지막 경쟁을 벌이고 있다.

레드백의 특장점으로는 '반능동식 유기압식 현수장치'(ISU)가 꼽힌다. 자동차 부품에 빗대자면 서스펜션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차체 무게를 줄여 기동성과 공간을 확보했다. 레드백의 최고 속력은 시속 65㎞, 항속거리는 500㎞에 달한다.

장갑차 소음·진동이 대폭 줄어든 것은 캐나다에서 특별 제작된 일체형 '합성고무궤도'(CRT) 덕분이다. 레드백은 철제궤도 대신 고무궤도를 채택해 중량을 2t 이상 줄였다. 고무궤도는 5000㎞ 이동이 거뜬할 정도의 내구성을 갖췄다. 파손 가능성에 대비한 응급수리키트도 마련됐다.

이밖에도 보병 탑승 공간엔 개별 안전벨트를 갖춘 좌석 8개가 설치됐다. 개인화기와 전투장구를 갖춘 장병이 탑승할 수 있을 정도 규모다. 호주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냉난방 장치도 별도 설치됐다.

레드백의 주무기는 30㎜ 포탑이다. 여기에 대전차미사일과 원격사격통제시스템을 갖췄다. (한화디펜스 제공) ⓒ 뉴스1

한화디펜스는 이러한 특징이 호주 측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가 광활한 만큼 기동성을 갖춰야 하고, 이동 시 안전·편의 장비도 필요했다. 내부 소음을 줄인 덕분에 탑승자의 피로도 역시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레드백은 발 빠른 기동력과 동시에 튼실한 방호력을 갖췄다. 42t에 달하는 자체는 복합장갑으로 보호되고 필요에 따라 장갑 모듈을 추가할 수 있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전투장갑차 중에서는 최대 방호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라고 설명했다.

무기체계는 호주 방산업체의 기술이 대거 탑재된다. 주무장은 호주 EOS사의 30㎜ 포탑이고 여기에 대전차미사일, 원격사격통제시스템(RCWS) 등이 달렸다. 또 이스라엘제 '아이언 피스트' 능동방어시스템도 갖춰 적의 대전차미사일 등을 요격한다.

장갑차 차체 6곳에는 주야간 상황인식 카메라가 설치됐다. 이를 통해 승무원이 고개를 내밀지 않아도 전차 내부에서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할 수 있다. 영상은 내부 탑승 보병에게도 제공돼 외부 전장 상황을 공유한다.

레드백 시제품 3대는 오는 11월부터 10월간 호주 현지에서 시험평가를 받는다. 차량 성능과 방호능력 테스트, 운용자 교육·평가 등이 이 기간 이뤄지게 된다. 최종 우선사업자 선정은 추가 협상과 협의 등 단계를 거쳐 2022년 말 이뤄질 전망이다.

한화디펜스 이성수 대표이사와 레드백 장갑차 시험평가 지원팀이 지난 24일 창원2사업장에서 열린 호주 출정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디펜스 제공) ⓒ 뉴스1

wonjun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