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제재 위반 파나마 선박 고철폐기 승인
조사중 선박 폐기 첫 사례…14일부터 폐기 착수
관계부처, 타선박 위해 요소 등 고려해 지난주 결정
- 배상은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정부가 북한 선박에 석유 제품을 환적한 혐의를 받고 있는 파나마 선적 카트린호를 고철폐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1014t급 석유제품 운반선인 카트린호는 지난 2월부터 부산항에 정박된 상태로 해경 등의 조사를 받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선박이 폐기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정부는 카트린호 선주의 요청에 따라 지난주 열린 관계 부처 합동 회의에서 카트린호에 대한 고철 폐기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폐기 작업이 시작됐으며 완전한 폐기까지는 약 3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국적으로 알려진 선주는 이미 선원들이 모두 떠난 상황에서 계속 부산항에 정박하는 것에 대한 비용 부담을 이유로 지난달 말 고철 폐기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는 고철폐기 이후 발생한 비용으로 부산항에 밀린 정박료 등을 납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선주의 요청을 검토한 결과, 추가 조사가 필요없는만큼 문제 선박을 고철폐기한다 해도 남은 조사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고 기상이 안좋을 경우 다른 선박들의 통행에 위해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폐기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박이 고철폐기되더라도 선주의 제재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된다. 조사 결과 유죄로 판단되면 규정에 따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카트린호는 지난해 7월 17일 북한 청진항에서 안보리 제재 선박인 유조선 금진강 3호에 석유제품을 옮겨싣는 등 지난해 7∼12월 모두 3차례에 걸쳐 북한 선박에 석유제품을 환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과 세관은 카트린호가 올해 2월에 선박 수리차 부산항에 입항하자 두차례 합동검색을 실시한 뒤 같은달 출항보류 조치를 내렸다.
현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국내에 억류됐거나 출항이 보류된 선박은 카트린호를 포함 총 6척이다. 이 가운데 4척은 조사 결과 혐의가 인정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처리 방향을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카트린호 외 다른 1척은 선주가 계속 출항을 희망함에 따라 정박 상태에서 조사가 계속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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