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차장 "김정은 '핵단추' 없다…수사적 장치"

"美 때릴 수 있다는 자신감…우발적 충돌 가능"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핵 단추'에 대해 실제론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북한과 미국 간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작년 말 북한을 방문했던 펠트먼 차장은 이날 방송된 미국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책상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내 생각에 (핵 단추는) 수사적(rhetoric) 장치일 뿐"이라며 "그는 그것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해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했다"며 "미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은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 트위터를 통해 "나 또한 핵 단추(Nuclear Button)를 갖고 있다"면서 "내 핵 단추가 그(김정은)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력하며 작동하기까지 한다"고 맞받았다.

이에 대해 펠트먼 차장은 "김정은은 자신이 미국을 때릴 수 있고, 또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세계, 특히 미국에 알리고자 한다"며 "'핵 단추' 발언이 속임수이고 사실이 아닐지라도 그 점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펠트먼 차장은 이어 "북한은 핵무기가 자국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다른 나라들과는 관점에 차이가 있다. 그래서 서로 의도를 잘못 이해할 수도 있다"면서 그들의 "억지력" 추구가 실제론 "엄청난(devastating)"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이나 미국이 "저마다 '억지력', '힘'이라고 부르는 게 실제론 위험요소가 될 수 있고, 오히려 그들이 막고자 하는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펠트먼 차장은 또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사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자신감"이라며 "내가 북한에서 만난 사람들도 일종의 억지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유리한 위치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내달 평창 동계올림픽, 나아가 한반도 긴장완화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것도 이 같은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게 펠트먼 차장의 설명이다.

펠트먼 차장은 앞서 유엔총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휴전결의안이 채택된 점을 들어 "(북한) 지도부도 이를 감안하고, 전 세계도 휴전함으로써 평창올림픽이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치러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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