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벽 못넘은 위안부 기록물…외교 실패 논란

日 민간과 공동 추진 '조선통신사 기록물' 등재
'분담금' 무기 日 외교적 압박에 좌절

신혜수 국제연대위원회 사무단장이 31일 서울 중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0.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민간 주도로 추진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보류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실패가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31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한국, 중국, 필리핀 등 8개국 15개 민간단체에서 국제 국제공동등재로 제출한 '일본군 위안부기록물'의 등재가 보류됐다. 공식적 보류 결정 이유는 당사자간 대화를 위해서다.

반면 우리 측 민간단체가 일본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등재를 추진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등재됐다.

한국 민간이 제출한 2건의 기록물 가운데 위안부 기록물이 제외된 것은 문화 외교 측면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의 기록유산 등재가 민간 단체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역사적 진실에 반하는 언행에는 반대한다"는 기존 정부의 입장에 비춰봤을 때 정부가 위안부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소극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유네스코 분담금 등을 늦게 지불하는 방식 등으로 우회적으로 외교적 압박을 취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지속한다"는 공식 입장 이외에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외교소식통은 "일부 국제기구에서는 재정 상황이 팍팍한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재정) 비중이 큰 주요 국가에서는 분담금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등을 통해 정부 측 입장을 강하게 개진했고 양자 회담 등을 계기로 관련 입장을 피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일본 측 '문화 외교'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 위안부 문제를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미래 세대에게 문제의 진실을 알리고 이러한 불행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차원의 이번 기록유산 등재 추진 노력과도 상통하는 바, 정부는 이러한 민간의 노력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앞으로도 위안부 기록물이 객관적이고 정당하게 평가 받을 수 있도록 가능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등재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인 듯하다. 하지만 정부는 향후 보다 면밀한 외교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도 느껴야 할 듯하다.

ej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