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北, 中과 양자회담… 中도 "미사일·핵실험 말라"

'혈맹' 中도 면전서 "핵실험 말라" 촉구
"北 사면초가…'베를린 구상 호응 전달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오후(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의 북중 양자회담을 마친 뒤 회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2017.8.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마닐라(필리핀)=뉴스1) 정은지 기자 =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사면초가'에 빠진 북한이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시간 중국과 올해 ARF(아세안안보포럼) 개최를 계기로 첫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중국은 북한 측에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참가하는 역내 외교안보 협의체인 ARF를 앞두고 북한에 대해 당사국 뿐 아니라 아세안까지 나서 압박을 강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또한 미국은 북한을 ARF 회원 자격에 박탈하려는 움직임도 취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6일 낮 12시께(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약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것이자 지난 6월 말 한미 정상회의 계기로 개최된 양국 외교장관 회담 이후 40여일 만이다.

양국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중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굳건한 한미 공조와 대북 전략적 억제력 강화를 바탕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 및 비핵화 견인을 위한 양자·다자 차원의 다각적 대응책을 집중 협의했다.

이번 양자 회담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조치들이 포함된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를 채택한 직후에 이뤄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양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평화적 방식으로 달성하는 것이 한미 양국의 확고한 목표임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같은시간 북한과 중국은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회담을 가졌다. 약 한시간 동안 이뤄진 왕이 외교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간 이번 회의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지적했다.

왕 부장은 "북한이 이전에 나온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안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안보리 결의을 위배하지 말고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북한 측은 미사일 개발의 정당성 등 기존의 입장을 중국 측에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북한이 이번 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다른 국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교류는 매우 의미있다"며 "마지막에는 올바르고 지혜로운 결단을 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 앞서 6자회담 당사국인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아니라 수교를 맺고 있는 아세안 국가로부터도 거센 압박을 받았다. 이를 반영하든 아세안 외교장관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도착하기에 앞서 이레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북한은 ARF를 자신들의 핵 개발 정당성을 선전하는 무대로 사용하려 했으나 지난달 28일 미사일 발사 직후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냉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유엔 안보리 2371호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는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확보했다"며 "남중국해 문제가 작년이나 재작년에 비해 열기가 다소 빠졌고 상대적으로 북핵이 뜨거운 감자로 관심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이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도착하기 전에 아세안에서 강력한 성명이 나오고 안보리 결의안도 채택하는 등의 상황을 봤을 때 북한이 사면초가에 빠진 듯 하다"며 "아세안 국가들도 어떤 계기를 통해 리 외무상을 만나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베를린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는 안된다는 것을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j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