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개각 '서프라이즈' 고노 외무상…설왕설래 계속

아베도 본인도 "고노 요헤이와 고노 다로는 다르다"

고노 다로 신임 일본 외무상.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개각에서 신임 외무상에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하원) 의장의 아들 고노 다로(河野太郞)를 임명한 배경을 놓고 일본 내에서도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고노 신임 외무상은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의 7선 중의원 의원이지만, 스스로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그동안 외교 분야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노 외무상은 앞서 일본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가 '세금 낭비 등으로 국민들에게 피해만 주고 있다'며 자신이 이끌게 된 외무성을 "해무성(害務省)"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했었다.

개각 다음날인 4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들로부터 고노 외무상 임명이야 말로 이번 개각의 "서프라이즈"(깜짝 인사)란 평가가 나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게다가 고노 외무상의 부친 고노 전 의장은 관방장관이던 지난 1993년 발표한 '고노(河野) 담화' 때문에 그동안 일본 내 우익 보수 진영의 비판 대상이 돼왔던 상황. 고노 전 의장은 당시 담화에서 일본 정부 인사로선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동원과정에서의 강제성과 군의 관여를 인정하고 사죄했다.

때문에 아베 총리의 측근들은 개각 하루 전인 지난 2일 오후 아베 총리가 고노 외무상 내정 방침을 알리자 "정말 괜찮겠냐"며 만류하기도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를 놓고 한국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고노 외무상 임명이 자칫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측근들에게 "괜찮다. 그(고노 다로)는 아버지(고노 요헤이)와 다른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산케이는 2012년 무렵 고노 외무상이 아베 총리의 사무실을 찾아가 "'집단적 자위권'론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아베씨가 장래에 깃발을 들기를 응원한다"면서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앞서 2015년 10월 개각 당시 고노 외무상에게 국가공안위원장 겸 행정개혁상을 맡겼던 것도 "아버지(고노 요헤이)와는 전혀 생각하는 게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이란 게 산케이의 설명이다.

실제 고노 외무상은 그동안 부친의 '고노 담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과 부친을 혼동한 이들로부터 '고노 담화' 관련 공격을 받았을 땐 "내가 뭘 했다고 그러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고노 외무상은 임명 다음날인 4일 외무성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선 "여러분 중엔 (부친인) 고노 요헤이 전 외무상과 함께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고노 요헤이와 고노 다로는 인간성도 사고방식도 전혀 다르다"며 "과거의 경험은 옆으로 치워두고 고노 다로와 함께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그는 자신의 외무상 취임을 두고 '한국·중국 언론들로부터 호평이 나오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엔 "고노 요헤이의 아들이 외무상이 됐음을 기뻐해주는 것이라면 부모의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면서도 "앞으로 '고노 다로 외무상'으로서 각국의 평가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친과 자신을 '동일시'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전날 오후 개각 기자회견에서 "(고노 외무상과는) 역사인식이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했고, 고노 외무상 또한 취임 첫 일성으로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한국 측에 요구했다.

한편 고노 외무상은 오는 6일부터 사흘 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할 예정.

고노 외무상은 취임 후 첫 해외출장인 이번 필리핀 방문에서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그리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등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문제 관련 대응 방안을 비롯한 주요 현안들을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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