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독도홍보 동영상에 日 드라마 장면 사용 '망신살'

외교부 "외주업체 일임.. 화면 출처까지 신경 못썼다"
한일 독도 홍보전 시작부터 삐거덕

© News1 김종현 기자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외교부가 국내·외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독도 홍보 동영상에 일본 NHK방송 드라마 영상 일부를 사전 양해 없이 사용한 것으로 27일 드러났다. 독도 문제를 놓고 한일간 신경전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부가 국내외적인 '망신살'을 자초한 것이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 25일 NHK사가 이같은 사실을 알려옴에 따라 동영상 제작을 맡긴 외주업체에 사실 확인을 의뢰했다.

외주업체 측은 확인 결과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으며,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외교부 측에 표명해왔다.

문제의 장면은 러일 전쟁 당시 일본이 독도를 군사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자국 영토 편입을 노리고 있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일본 NHK에서 지난 2011년 방영했던 드라마 '언덕위의 구름'에서 러일전쟁을 묘사한 부분을 해당 외주업체가 무단으로 독도 홍보 동영상에 사용한 것.

외교부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26일 즉시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해당 동영상 전체를 삭제했다. 외교부는 이 동영상을 지난 14일부터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동영상 제작 과정에서 전문가와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모니터링을 수십차례 실시했다"면서 "주로 독도 홍보와 관련한 내용에 중점을 뒀지,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부분까지는 신경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미비한 점이 있었다는 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철저한 수정 작업을 거쳐 다시 게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용된 영상의 출처까지 당국이 직접 챙기지 못했다는 설명이지만, 독도 홍보용 동영상에 다름아닌 일본 방송사의 화면을 그것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외교적 망신을 자초한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까지 외교부를 중심으로 동영상 제작 등 독도 홍보 예산을 증액하는 등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더욱 활발해진 일본 측의 독도 홍보활동에 대응해 왔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동영상은 외교부가 전략상 대외적으로 함구해 온 다양한 버전의 독도 홍보 동영상 중 첫 작품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며, 망신을 산 것은 물론이고 결과적으로 우리측의 독도 홍보 전략의 일부도 스스로 공개해버린 셈이 됐다.

정부의 대내외 독도 홍보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당국자는 "다양한 언어로 제작된 여러가지 분량의 독도 홍보 동영상을 배포할 계획에 있다"며 "모니터링 작업을 다시 해서 기존 계획대로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