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스페이스 서울 총회, '외화내빈' 우려

朴 정부 최대규모 국제행사...홍보부족·짧은 일정으로 심도있는 논의 어려워
주요국 간 입장차...합의문 도출되도 실효력엔 미지수
'역량 강화' 의제 채택·합의문 도출 자체는 성과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세계사이버스페이스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3.10.17/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박근혜 정부들어 최대규모의 국제 행사로 평가되는 '제3차 세계사이버스페이스 총회'가 17일 서울에서 개막했다.

이번 총회에는 전세계 87개국, 18개 국제기구 등에서 1600여명이 참석하고, 각국 외교장관 12명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장관 6명 등이 참여, 역대 총회 중 최대 규모로 진행됨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는 국제행사다.

그러나 이날 행사가 열린 삼성동 코엑스에 마련된 프레스 룸(기자실)은 준비된 좌석의 절반 정도 밖에 자리가 차지 않는 등 행사의 규모와는 다소 다른 수준의 관심도를 보였다. 이같은 양상은 행사 규모에 비해 정부의 홍보가 부족했다는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언론을 위해 준비된 자료도 이날 진행되는 각국 주요인사의 기조발언의 내용과 패널 토의에 대한 사전 정보보다는 행사 식순과 개괄적인 총회에 대한 소개 수준에 그쳤다.

한 참석자는 "행사 규모에 비해서 심도있는 논의를 하기엔 일정이 다소 짧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 총회에서는 이틀간 '개방되고 안전한 사이버공간을 통한 글로벌 번영'을 주제로 관련국과 민간단체들 간 집중적인 논의가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사이버 보안', '사이버 범죄' 등 최근 북한의 사이버 테러 등과도 연관된 무게있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나 이와 관련한 각국의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지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서울 총회에서의 주 관심사 중 하나는 사이버 안보 등과 관련된 참가국 간 합의문 도출이다.

앞서 지난 2011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1차 총회와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차 총회에서는 미국, 영국 등 영미권 국가들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간 입장차로 인해 합의문이 도출되지 못했었다.

정부는 이번 총회에 앞서 미국, 영국, 중국 등 주요 참가국들과 수시로 비공식 워크숍을 통해 의견을 조율해 이번 총회에서 이른바 '서울 원칙(Seoul Principles)'이 채택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 간 기술격차 및 발전 속도에서 차이가 나는 분야의 특성상 '서울 원칙'이 이번 총회에 참가하는 87개국의 입장과 현황을 고르게 담기는 어려워 결국 '일회성' 합의에 그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세계사이버스페이스 총회가 영국의 주도로 창설된 만큼 상대적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관련 4강'의 관심도가 적은 상황에서 한국이 속한 동북아 지역에서의 실효성 있는 합의 사항을 담아낼지 여부도 미지수다.

다만 이번 총회에서 IT분야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리 정부가 제안한 '역량강화'가 의제로 새로이 추가된 점과 앞선 두차례의 총회에서 실패한 합의문이 도출되는 것 자체는 분명한 성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총회가 규모에 비해 홍보 부족 등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한데 대해서는 서울 총회 자체가 이명박 전 정부의 결정으로 추진된 것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월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지난 2011년 1차 총회 개최를 앞두고 한국에 총회 개최에 대한 의사를 타진해왔다.

이에 당시 이명박 정부는 2013년 3회 총회 개최 의사를 전달, 1차 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공식 발표됐었다.

실제 이번 행사에 배정된 예산은 30억원 가량으로 행사의 규모에 비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서는 다소간 준비가 부족한 모습도 연출됐다.

당초 행사에 참석하는 귀빈들에게 개회식 시작 시간인 오전 9시 30분으로 참석 시간이 통보됐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 시간 등이 행사를 며칠 앞두고서야 급하게 조율되면서 보안 등의 문제를 이유로 행사 이틀전에야 "오전 9시까지 도착해달라" 는 공지가 전달돼 참석자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seojib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