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족이 발목 잡았나"…5년간 7만 677명 의료급여 탈락
[국감브리핑] 부양의무자 소득, 재산 문턱에 떨어져
서미화 "기준 완전 폐지돼야"…복지부, 제도개선 중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가족에게 실제로 부양받지 못해도 가족의 소득과 재산 때문에 의료급여 수급 자격을 잃은 사람이 최근 5년간 7만 677명에 달했다. 탈락자 3명 중 2명은 여성이었으며 60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올해부터는 지원받지 않는 돈까지 소득으로 간주했던, 이른바 '간주 부양비' 제도가 26년 만에 폐지됐지만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자체는 여전히 남아 있어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부양의무자 관련 사유로 의료급여 수급권 자격을 상실한 사람은 총 7만 677명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이 2만 642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2022년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크게 완화돼 2530명으로 감소한 뒤 2023년 2만 216명, 2024년 1만 428명, 지난해 1만 1075명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66.8%인 4만 7232명은 여성, 2만 3445명은 남성이었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1만 9202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70~79세)가 1만 8769명, 60대(60~69세)가 1만 4669명으로 뒤를 이었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4만 2640명으로 전체의 60.3% 비중이었다.
탈락 사유로는 부양의무자의 재산이 기준을 초과한 경우가 3만 5540명, 부양의무자의 소득이 기준을 초과한 경우가 3만 3788명으로 조사됐다. 기타 사유는 1328명, 사유가 미분류된 경우는 21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의료급여는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다. 다만 생계급여나 주거급여 등과 달리 부양의무자 기준이 적용돼 수급권자 본인의 소득과 재산뿐만 아니라 1촌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등의 소득과 재산도 수급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실제로 가족에게 지원받지 못하는데도 일정 수준의 소득을 지원받는다고 간주해 수급자 소득에 반영하는 '부양비' 제도가 대표적인 사각지대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양비는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당시 도입됐다.
부양 능력이 미약한 부양의무자의 소득 일부를 수급권자에게 생활비로 지원한다고 간주해 이를 수급권자 소득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돈을 받지 않더라도 가상의 소득이 생기는 셈이라 '간주 부양비'라고도 불렸다.
복지부는 국정과제에 따라 지난 1월 1일부터 이 부양비 제도를 26년 만에 폐지했다. 실제로 지원받지 않는 부양의무자의 소득 때문에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불합리함을 개선함으로써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에 집계된 탈락자 7만 677명이 모두 부양비 때문에 자격을 잃은 게 아니다. 해당 자료는 부양의무자를 기준으로 수급권을 상실한 전체 현황으로, 부양의무자의 소득이나 재산이 기준을 초과한 경우 등이 포함됐다. 향후 수급권자 규모가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자격을 잃었다가 사후 구제된 사례도 있었다. 복지부가 별도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부양 거부와 기피 등의 사유로 수급권을 상실했다가 사후 구제된 사례는 818명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지속해서 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9일 '제4차 의료급여 기본계획(2027~2029)' 수립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복지부 제3차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에서도 중증장애인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제도 개선 방안이 검토됐다.
서 의원은 "이재명 정부에서 의료급여 부양비 제도가 26년 만에 폐지돼 취약계층의 의료안전망이 강화된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취약계층이 처한 의료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5년간 부양의무자 기준은 지속해서 개선됐다"며 "간주부양비 폐지 이후에도 내년에는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등 지속해서 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3~4년간 수급자 수는 150만 명대에서 160만 명 후반대로 증가했고, 올해 연말에는 170만 명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4차 의료급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제도 개선이 보다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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