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겨드랑이 멍울 커지면 림프종 의심…카티 치료 주목

빠르게 자라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재발할 수도
재발·불응 환자에 CAR-T 기대…건강보험 적용 고려돼야

우리 몸 곳곳에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을 걸러내고 면역 반응을 돕는 림프절이 있다.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에서 통증 없는 멍울이 갑자기 커지거나 원인 모를 발열과 체중 감소, 식은땀이 이어진다면 림프종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우리 몸 곳곳에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을 걸러내고 면역 반응을 돕는 림프절이 있다.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에서 통증 없는 멍울이 갑자기 커지거나 원인 모를 발열과 체중 감소, 식은땀이 이어진다면 림프종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Diffuse Large B-cell Lymphoma)은 비호지킨 림프종 가운데 가장 흔한 공격성 암종(혈액암)이다. 초기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환자의 30~50%는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하게 된다.

"멍울 커지고 밤에 흠뻑 땀"…혈액암일 수도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DLBCL은 항체를 만드는 면역세포인 B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빠르게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주로 림프절에서 발생하나 위장관과 피부, 뼈, 중추신경계 등 림프절 외 장기에서도 발생하거나 침범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침범된 림프절이 커지거나 장기에 생긴 종괴가 만져지는 것으로, 반드시 통증이 뒤따르지는 않는다. 일부 환자에게는 특별한 원인 없이 38도 이상의 열이 지속되거나 6개월 동안 체중이 10% 이상 감소하고, 잠잘 때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확진을 위해서는 커진 림프절이나 종괴 조직을 채취해 검사해야 한다. 이후 혈액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촬영(PET) 등으로 침범 범위를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 골수검사를 추가한다. 초기 치료로는 B세포 표적 항체 치료제 리툭시맙과 여러 항암제를 병용하는 요법이 쓰인다.

2023년 국내 비호지킨 림프종 신규 환자는 6109명이었고 이 중 DLBCL은 연간 약 2400명으로 추산된다. 유쾌한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지만 초기 치료에 반응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빠지지 않고 새 치료 하지 않아도 된 기간 4배 길어져"

문제는 초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다. 이런 재발·불응성 DLBCL 환자의 74%는 후속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2년 생존율은 약 20%에 불과하다고 보고된다. 특히 치료에 불응하거나 1년(12개월) 이내 재발한 환자는 치료 경과가 좋지 않은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기존에는 재발·불응성 환자에게 구제 항암화학요법(2차 항암치료)으로 암세포를 줄인 뒤 반응이 확인되면 고용량 항암치료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했다. 이 때문에 실제 이식까지 이어진 비율은 36%에 그쳤고 이식받더라도 약 절반은 다시 재발했다.

최초 재발 시점부터 이전 치료 반응과 재발 시기, 환자 전신 상태를 종합해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최근에는 환자 자기 면역세포를 활용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카티) 치료가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따라서 최초 재발 시점부터 이전 치료 반응과 재발 시기, 환자 전신 상태를 종합해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최근에는 환자 자기 면역세포를 활용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카티) 치료가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CAR-T 치료는 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한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주입된 세포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기존 항암치료와 달리 본인 세포를 이용해 개별적으로 제조하며, 단 한 차례만 투여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초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1년 이내 재발한 DLBCL 환자의 2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CAR-T 치료제가 출시됐다. CAR-T와 기존 표준치료를 비교한 임상 연구 결과 질병이 악화하거나 새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유지된 기간(EFS)이 기존 치료보다 약 4배 길었다.

4년간 이 환자들을 추적한 결과에서는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생존해 장기간 치료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도 확인됐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주요국에서는 초기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1년 내 재발한 환자에게 CAR-T 치료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에서는 이미 2차 치료 단계에서 건강보험을 적용해 실제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CAR-T 치료제 가격이 비싸, 환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은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제기돼 왔고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 교수는 "재발·불응성 DLBCL 환자 2차 치료는 장기 생존과 완치 가능성을 좌우할 결정적 시점이라며 "더 나빠지기 전 조기에 CAR-T 치료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국내 환자가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허가된 치료제를 적시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역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