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폭행에 멍드는 노년…5년간 노인학대 3만6000건

신체·정서적 학대 4만7000건…전체 학대 유형의 86%
지난해 나란히 5000건 넘어…허종식 "조기발견 체계 강화해야"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최근 5년간 노인학대로 판정된 사례가 3만 6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전체 학대 유형의 86%를 차지한 가운데 지난해에는 두 유형 모두 5000건을 넘어섰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이 노인학대로 판정한 사례는 총 3만 574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학대 판정 건수는 2021년 6774건에서 2022년 6807건, 2023년 7025건, 2024년 7167건, 지난해 797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학대 판정 건수는 2021년보다 1199건 늘었다. 5년 사이 증가율은 17.7%다. 특히 2024년에서 지난해 사이 806건 증가해 최근 5년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노인학대 신고는 총 11만203건 접수됐다. 연도별 신고 건수는 2021년 1만 9391건에서 2022년 1만 9552건, 2023년 2만 1936건, 2024년 2만 2746건, 지난해 2만 6578건으로 늘었다. 5년 사이 37.1% 증가한 수치다.

학대 유형별로는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러 유형의 학대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어 학대 유형은 중복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확인된 학대 유형 5만 4535건 가운데 정서적 학대는 2만 3638건으로 43.3%를 차지했다. 신체적 학대도 2만 3374건으로 42.9%에 달했다. 두 유형을 합하면 4만 7012건으로 전체의 86.2%다.

정서적 학대는 폭언과 위협 및 모욕 등으로 노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신체적 학대에는 폭행뿐 아니라 노인의 신체를 강제로 억압하거나 필요한 보조기구 사용을 제한하는 행위 등도 포함된다.

지난해에는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가 모두 5000건을 넘어섰다. 신체적 학대는 2021년 4390건에서 지난해 5215건으로 1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서적 학대는 4627건에서 5135건으로 11.0% 늘었다.

성적 학대는 2021년 260건에서 지난해 313건으로 20.4% 증가했다. 경제적 학대는 지난해 326건으로 집계됐으며 방임 630건, 자기방임 149건, 유기 31건 등도 확인됐다.

지난해 노인학대가 발생한 장소는 가정이 7076건으로 전체 판정 사례의 88.7%를 차지했다. 생활시설에서 발생한 학대는 614건이었다.

학대 행위자는 배우자가 35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들이 2123건으로 뒤를 이었다. 배우자와 아들에 의한 학대가 전체 행위자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피해 노인과 함께 거주하거나 가까운 관계에 있는 가족이 학대 행위자인 경우 외부에서 피해를 발견하기 어렵고 신고 이후에도 학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노인학대 신고 접수와 현장 조사 및 피해자 보호는 전국 39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이 담당하고 있다. 노인복지법에 따라 누구든지 노인학대를 알게 되면 노인보호전문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의료인과 사회복지사 및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등은 업무 중 노인학대를 알게 된 경우 즉시 신고해야 한다.

허 의원은 "노인학대가 일시적이거나 우발적인 문제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구조적 사회문제로 굳어지고 있다"며 "특히 신체적·정서적 학대는 피해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가족 내부의 문제로 여겨져 장기간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노인이 스스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만큼 의료기관과 장기요양기관 및 지역 복지망을 활용한 조기 발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학대 행위자를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돌봄 부담과 부양 스트레스 등 학대가 반복되는 원인을 해소할 지원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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