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독감 유행, 코로나19까지 트윈데믹 우려…예방접종 서둘러야
질병청 "독감 무료접종 일정 조정 검토 중, 곧 발표"
10월 12일부터는 노인 코로나19 무료접종…참여 당부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가 예년보다 이르게 유행하는 데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늘고 있어 호흡기 감염병의 동시 유행, 일명 '트윈데믹'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방역당국도 애초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어린이, 노인 등의 독감 무료접종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1일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국내 환자는 8월 말 늦여름부터 늘어났다. 8월 30일부터 9월 5일 의원급 의료기관 독감 의사(의심)환자 분율은 외래 1000명당 25.3명으로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12.9명을 초과했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7~12세(75.1명), 1~6세(49.8명), 13~18세(31.3명) 등 소아청소년 연령층에서 유행이 두드러졌다. 병원 입원 환자 수와 바이러스 검출률도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집계는 중단된 가운데 8월 30일부터 9월 5일 병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9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433명)보다는 적지만 8월 이후 증가세를 보인다. 한마디로,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양상이다.
지난 절기(2025~2026)에는 10월 17일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한 달 앞당겨진 셈인데 팬데믹의 여파라는 진단이 나온다. 정재훈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4일 질병청 브리핑에 참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 패턴이 예년과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최근 2년간 패턴을 보면 과거처럼 짧고 강하게 유행하는 게 아니라 비교적 오랜 기간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올해도 환자 발생이 연말까지 증가한 뒤 내년 봄에 한 차례 더 소규모 유행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질병청도 현재 독감 유행을 '급증'보다는 '조기 유행'으로 해석하고 있다. 독감 무료접종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호흡기 예방수칙 준수와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면서 21일부터 진행할 계획이었던 무료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질병청은 감염 위험이 큰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대해 물량이 확보됐을 때 접종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무료접종에 필요한 물량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반 유료 접종용 백신은 다소 줄어들 수 있어 수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독감백신은 매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하는 유행 예상 균주에 따라 새로 생산하는데, 이번 절기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3개 균주가 모두 변경됐다. 제조사들이 새 균주에 맞춰 생산공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정과 초기 수율에 영향을 받아 생산량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내년 4월 30일까지 어린이, 임신부, 노인 대상 독감 무료접종(국가예방접종)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특히 학령기 청소년의 유행을 막기 위해 기존 '생후 6개월~13세'까지였던 어린이 접종대상 연령을 '생후 6개월~14세'(2012년 1월 1일~2026년 8월 31일 출생자)까지 확대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계 의견을 듣고 조만간 시행 시기에 대한 조정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번 절기 독감 무료접종은 WHO 권고에 따른 3가 백신으로 이뤄진다. 노인의 경우 10월 12일부터 코로나19 무료접종도 이뤄지며 독감과 코로나19 두 백신의 동시접종도 권고된다.
반면, 15~64세의 건강한 일반 성인은 무료접종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병의원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접종할 수 있다. 무료접종 대상자도 국가에서 지원하는 3가 백신 외 다른 고면역원성 백신 등을 맞고 싶다면 비용을 부담하고 접종할 수 있다.
질병청과 현장 전문가는 예방접종이 감염으로 인한 부담을 낮춰줄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절기부터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14세까지 확대됐다. 해당 학령기 아동·청소년이 일정에 맞춰 접종받도록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윤윤선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후 6개월 이상 9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처음 접종하거나 과거 한 차례만 접종했다면 최소 4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이 필요하다"며 "보호자가 아이의 과거 접종력을 확인하고 필요한 접종을 빠짐없이 완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의 남엘리엘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영유아와 고령자, 만성질환자에게 위험한 감염병"이라며 "예방접종 시행 이전에는 꼼꼼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접종이 시작되면 이에 더해 권고 시기에 맞춰 접종받을 것을 강력히 추천해 드린다"고 설명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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