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살예방의 날…목숨 살리기 위한, 끊김없는 관심 절실

상반기 자살 전년동기 대비 11.8% '뚝'…李 "가장 큰 성과"
전문가들 "데이터·연결·책임" 강조…정부, 내년 947억 투입

25일 서울 마포대교에 비상벨이 달려 있다.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9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기념해 자살사망자 수 감축은 물론, 자살예방과 생명존중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재조명받고 있다. 올 상반기 자살자 수가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줄어든 가운데 감소세를 공고히 하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뒤따르고 있다.

자살자 849명 감소…"성과 넘어 현장 중심 예방체계 필요"

9월 10일은 자살 문제에 대한 사회 관심을 높이고, 자살예방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SAP)가 제정한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우리 사회가 개인의 자살위험 신호를 발견하고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한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따르면 자살자 수는 올 1월부터 6월까지 6339명으로 전년동기(7188명) 대비 849명(11.8%) 감소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전년동월대비 9개월 연속 감소세가 유지됐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국민 여러분이 체감하시기는 어려운 주제이지만, 자살자 수 대폭 감소는 우리 정부의 여러 성과 중 가장 의미 있고, 가장 큰 성과"라면서 "희망만들기의 가장 핵심은 먹고 사는 문제 즉 민생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경제와 민생에 주력하고 0%대로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을 상승 전환하는 게 가장 급선무였던 이유"라며 "희망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자살자살자살자'라는 해시태그도 붙였다.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는 점을 활용한 모양새다.

정부가 자살자 감소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데에 대해 전문가 등 각계는 환영하면서 현장 고충 등 다양한 논의를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혼자 버티지 않게끔 주변인과 사회가 도움을 연결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양천구청에서 열린 민관합동 자살예방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지난 7일 학술대회를 연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살위험 신호 탐지 △데이터 기반 고위험군 발굴과 국가 임상체계 구축 △지역사회 위기대응·치료 접근성 강화 △자살유족 국가 지원 확대 △현장 중심 교육 강화 △자살예방 종사자 처우 개선 총 6대 정책과제를 소개했다.

AI·데이터로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역사회 정신 건강 치료·관리와 유족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살예방 현장 인력의 대응 역량과 처우까지 개선하자는 제언이다. 정확한 데이터로 위험을 발견하고 촘촘한 연결로 사람을 지키며 국가와 사회가 책임 있게 행동하자는 취지다.

또 한국자살예방연구실천협회는 경제적 위기와 채무 문제로 인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채무 상담과 정신건강 상담을 연계하는 등 낙인을 부여하지 않고, 수치심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개입의 필요성을 최근 당부하기도 했다.

자살예방 예산 28.6%↑…"위험신호 조기 발견 중요"

정부도 "국민 목숨을 살리겠다"는 국정 목표 아래에 자살 고위험군 등을 중심으로 사전예방부터 일상회복까지 모든 과정의 관리·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도 자살예방 분야 예산은 947억 원으로, 올해(736억 원)보다 211억 원(28.6%) 많이 편성됐다.

구체적으로 자살예방 상담·현장 인력을 2배로 늘리고, AI로 자살유발정보를 감시하며 국가자살대응실 신설 등으로 24시간 대응체계를 도입해 자살위기 등에 대응한다. 올해 들어 분야별·계층별 자살예방 대책 수립·발표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복지부와 재단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민간과 각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재단은 KT,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네이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숲, 하이트진로, 보드람치킨 등과 자살예방 실천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이준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제공)

한편, 이준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통계만으로 자살 위험이 해소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우울증뿐 아니라 양극성 장애·불안·불면·물질 사용·트라우마·만성질환·상실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폭넓은 관심과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질환을 위험성이나 폭력성과 동일시하는 편견을 버리고, 정신건강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의학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만약 주변 사람이 죽고 싶다고 말한다면 이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준 뒤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담전화 109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담 '마들랜'은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당장 위험한 상황이면 119에 신고하거나 가까운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 이 교수는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고 전문가의 치료와 지역사회 돌봄으로 연결하는 게 자살예방의 출발점"이라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