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료공백 메우랬더니…개원의 겸직 절반, 수도권 '투잡'
221건 중 수도권 근무 118건…한방·요양병원도 47건
김윤 "필수의료로 엄격히 한정하고 의료사고 부담·보상체계 개선해야"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의정 갈등으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우겠다며 한시 허용한 개원의 겸직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 의료기관 근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5건 중 1건은 중증·응급 진료를 주로 담당하지 않는 한방병원이나 요양병원 근무였다. 이후 필수·지역의료 인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됐지만 당초 취지와 실제 운용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 20일부터 2026년 8월 7일까지 다른 의료기관에서 겸직한 개원의는 총 136명으로 집계됐다. 전문의가 119명 일반의가 17명이었다. 겸직 사례는 총 221건이었다.
의료인은 원칙적으로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안에서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024년 2월 전공의 이탈 이후 가중된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같은 해 3월 20일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이 인정하는 경우 개원의가 수련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어 같은 해 4월 22일부터 겸직 허용 대상을 병원급 의료기관 전체로 확대하면서 한방병원과 요양병원도 포함했다.
근무기관별로 보면 종합병원이 69건(31.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병원 62건(28.1%), 상급종합병원 36건(16.3%), 요양병원 27건(12.2%), 한방병원 20건(9.0%), 의원 4건(1.8%), 정신병원 3건(1.4%) 순이었다.
한방병원과 요양병원 근무는 총 47건으로 전체의 21.3%를 차지했다. 한 사람이 여러 의료기관에서 근무한 경우 각각 별도의 겸직 사례로 집계됐다.
한방병원은 현행 의료법에 따라 내과 가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일부 의과 진료과목을 설치할 수 있다. 해당 과목이 필수진료과목 요건을 충족하면 개원의의 겸직 근무가 가능하다. 요양병원 역시 병원급 의료기관에 해당해 허용 대상에 포함됐다.
근무 지역의 수도권 쏠림도 뚜렷했다. 겸직 근무지 221건 가운데 경기 소재 의료기관이 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8건, 인천 12건 순이었다. 수도권 근무는 총 118건으로 전체의 53.4%에 달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에 의료기관을 둔 개원의가 수도권 내 다른 의료기관에서 근무한 사례는 103건으로, 전체의 46.6%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경기에서 경기로 겸직한 사례가 29건이었고 서울에서 서울로 겸직한 사례는 28건이었다.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경우도 22건이었다.
반면 수도권 개원의가 비수도권 의료기관에서 근무한 사례는 14건으로 전체의 6.3%에 불과했다. 의료인력이 부족한 지방의 공백을 메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가 해제된 지난해 10월 20일부터 겸직 허용 범위를 병원급 의료기관의 필수진료과목으로 제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응급의학과를 추가했다.
이어 올해 5월부터 공중보건의사 감소에 따른 농어촌과 의료취약지의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한 의료기관에서도 겸직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겸직 실적에서 수도권과 한방·요양병원 근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만큼 실제 겸직 인력이 필수·지역의료 공백 해소에 투입되도록 허용 기준과 보상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개원의 겸직 허용의 당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행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필수의료 분야로 엄격히 한정하고 혹시 모를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온콜(on call·호출 대기) 체제에서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세부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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