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소희 "그 의사, 한달 전에도 사고…환자는 알 방법 없어"
의료사고이력 공개 추진…"'금고형 이상' 기준, 대다수 의사 무관"
"1호 법안은 환자학생 지원법…혈당 확인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미리 알았더라면 선택이 달라졌을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환자가 사실을 알고 스스로 판단할 기회는 있었어야 합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열다섯 살 때 척추측만증 수술을 받다 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 됐다.
수술을 마친 뒤에야 집도의가 한 달 전에도 의료사고를 낸 사실을 알게 됐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환자가 그 사실을 알 방법은 없다. 이 경험은 이 의원이 국회 입성 후 준비 중인 의료사고 이력공개 제도의 출발점이 됐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의료사고 관련 이력이 있는 의료인의 정보를 환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제도의 뼈대는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를 기준으로 삼되 대리수술이나 수술실 내 성범죄, 무면허 의료행위 등 고의적 중대 범죄를 어디까지 포함할지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7~8월 환자단체·의료계·법조계와 잇달아 토론회를 열었다.
이 의원은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낙인 효과와 방어진료·필수의료 기피 우려에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1심에서 금고 이상 유죄판결을 받는 사례는 연평균 13건에 불과해 대다수의 의사분은 이 제도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도 의사 면허는 유지되는 만큼 환자가 그 사실을 알고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알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최근 강남의 한 치과에서 8개월 사이 임플란트 환자 두 명이 사망하고, 3년간 119구급대가 22차례 출동해 환자 13명이 응급실로 이송됐음에도 두 번째 환자와 유족이 앞선 사고를 전혀 알지 못했던 사례도 들었다.
다만 그는 판결 건수만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으며 고위험 수술이나 중증 환자를 도맡아 온 의료인이 부당하게 평가받지 않도록 사건의 구체적 경위와 공개 기한을 함께 제시하고 의료인이 직접 설명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정정할 절차도 보장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입법은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철저히 객관적 자료와 합리적 절차로 준비하고 있다"며 "핵심은 의료인 처벌이 아니라 환자와 의사 사이의 기울어진 정보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국회 입성 후 1호 대표발의 법안으로 1형당뇨 등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환자학생'을 지원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환자학생은 단순히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만을 뜻하지 않는다"며 "1형당뇨, 당원병, 소아암, 선천성 심장질환, 장기이식 등으로 치료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아이들을 하나의 정책 대상으로 정의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건강과 학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 치료를 받으면서도 공정하게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개정안은 환자학생이 치료나 건강 모니터링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기기 및 보조기기를 수업 중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담는 것을 골자로 한다. 1형당뇨 학생이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혈당을 확인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혈당 확인은 편의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저혈당과 고혈당 위험에 즉시 대응하기 위한 생명과 직결되는 건강관리"라며 "이를 교사의 선의나 학교의 재량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기 진료로 인한 결석 기록이 학생들에게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출결 기준과 운영 실태도 함께 점검할 방침이다.
이 의원은 정부가 최근 검토하겠다고 밝힌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확대에 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의원은 "약 배송은 지난해 말 여야 합의로 섬·벽지 주민, 거동불편자 등으로 제한 허용해 오는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며 "배송 중 변질, 오배송, 복약지도 공백 등 안전성이 정리되지 않은 만큼 현행법 범위에서 먼저 시행·검증한 뒤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논란에 대해선 "식약처의 허가 여부 논쟁보다 중요한 것은 이 약을 실제로 사용하게 될 2030 여성들에게 안전한가에 대한 점검"이라며 "해외 허가 의약품이라도 부작용 관리와 처방 절차 등 안전사용 체계가 갖춰져야 하며 당 차원에서도 생명 보호와 여성 건강을 모두 담은 입법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방흡입 과정에서 나온 인체유래 지방을 의약품·의료기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 상업적 활용에 앞서 환자 동의와 인체유래물의 소유권·이익 공유 원칙, 안전관리 기준 등을 담은 후속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람의 몸에서 나온 것은 일반 원료와 다르다"며 형식적이지 않은 실질적 환자 동의, 상업적 이익의 귀속과 공유 원칙, 감염 관리와 이력 추적 등의 안전 기준이 생명윤리법·첨단재생바이오법 등 보건복지위 소관 법률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정치와 보수 정당의 변화 방향에 대해서는 자당인 국민의힘에 냉정한 진단을 내놓았다.
이 의원은 최근 2030 세대의 보수 지지세를 '반사이익'으로 규정하며 "민주당의 위선과 내로남불에 지쳐 잠시 국민의힘을 선택했을지언정 우리 역시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체질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들은 언제든 미련 없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청년 후보의 당직 선거 출마 기탁금을 없애는 '청년 기탁금 제로' △무주택·생애최초 청년 대상 '대출규제 대폭 완화' △청년 세대에 비용을 전가하는 입법을 막기 위한 '법률안 미래세대 영향평가' 도입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마지막으로 "환자학생도, 의료사고 피해자 등 조직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작아진 목소리를 국회의 의제로 올리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임기 동안 환자학생 지원 법안과 의료사고 이력공개 제도를 비롯해, 국민의 생명과 환자의 권리를 지키는 입법을 하나하나 결실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 프로필
△1986년생 △이화여대 법과대학 학사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석사 △변호사 △제4대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원(교육안전위원장)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 △제22대 국회의원(비례대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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