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사회' 말만…내년 통합돌봄 예산 1558억뿐, 턱없이 부족"
시민사회 "이재명 정부에 구걸해야 하느냐" 반발
사업비·인프라·전담인력예산 전폭적인 증액 요구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통합돌봄' 관련 예산이 1558억 원인 점을 두고 200여 개 시민사회 단체는 "이재명 정부에 이렇게까지 매달려야 할 줄은 몰랐다. 시민사회가 구걸이라도 해야 하느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등 206개 시민사회단체가 소속된 '돌봄재정 획기적 확대 공동행동'은 4일 "돌봄 없는 기본사회는 없다. 말로는 기본사회, 돌봄은 각자도생인가. 법으로 시행을 약속한 돌봄을 예산으로 무력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통합돌봄(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은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집에서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보건의료, 요양, 일상생활 지원, 주거 환경 개선 등을 한 번에 연계·제공하는 제도로 지난 3월 27일부터 전국에서 본격 시행됐다.
공동행동은 내년도 통합돌봄의 안정적인 전국 시행을 위해 지역특화사업비 2214억 원, 인건비 409억 원과 지역돌봄 인프라 구축비 3824억 원 등 총 6447억 원을 요구했으나 최근 국회에 제출된 최종 정부안은 1558억 원에 그친다.
공동행동은 "최종 정부안은 우리 요구액 4분의 1도 되지 않으며, 정부 내 예산 편성 과정에서의 요구액 2531억 원에서도 약 1000억 원이 삭감됐다"면서 "현재 정부안은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기에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공동행동 분석에 따르면 내년 통합돌봄 사업비는 지역당 약 5억 6000만 원으로, 지난 문재인 정부 선도사업 당시 약 9억 원에서 윤석열 정부 시기 5억 4000만 원까지 줄어 명맥만 유지하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공동행동은 "전국적으로 약 779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또 지역 간 돌봄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도 빠졌다고 지적했다. 내년 인프라 투자비로 3824억 원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정부가 돌봄취약지 인프라 확충에 편성한 예산은 61억 원이다.
농어촌과 인구감소지역은 주야간보호·단기보호·방문요양·방문간호·재택의료 등 서비스 공급 기반 자체가 부족한 만큼 지역에 따라 돌봄받을 권리가 달라지는 현실을 사실상 방치하는 예산이라는 의미다.
전담인력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도 미진하다는 게 공동행동 진단이다. 행정안전부는 통합돌봄 전담인력 5346명을 기준 인건비에 반영했으나 정부의 인건비 지원 예산은 192억 원으로 2400명의 6개월분에 그친다.
공동행동은 시행 초기, 최소한 5346명의 1년분인 818억 원의 50%가 될 409억 원은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공동행동은 "정원은 중앙정부가 발표하고 사람을 뽑을 돈은 지방정부가 알아서 마련하라는 것은 국가가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미래세대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한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 반면, 돌봄 투자는 외면하고 있다고 공동행동은 문제 삼았다. 공동행동은 "돌봄 역시 국가의 미래 투자라는 관점에서 사람과 시설, 지역사회 공급 기반에 대한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동행동은 주거, 의료, 돌봄, 교육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하겠다던 이재명 정부의 '기본사회' 기조를 상기시켰다. 돌봄이 기본사회의 핵심 인프라가 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공동행동은 "말로는 기본사회라면서, 돌봄을 지방정부와 가족에게 알아서 해결하라고 한다면 이는 기본사회가 아니라 각자도생"이라며 "이재명 정부에 이렇게까지 매달려야 할 줄 몰랐다. 시민사회가 정부에 구걸해야 할 몫처럼 돌봄을 취급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행동은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내년 통합돌봄 사업비 대폭 증액, 돌봄취약지 인프라 예산 확대, 국가 차원의 중장기 돌봄 인프라 구축계획 마련, 전담인력 인건비 증액 등을 촉구하겠다면서 정부는 통합돌봄 예산 증액에 적극 동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노인·장애인·환자 등 당사자 단체와 관련 직능단체를 포함해 노동·시민·농민·여성·아동·환경·문화예술·보건의료·사회복지 등 사회 각 분야를 아우르는 총 200여개 시민단체는 지난 4월 공동행동을 출범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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