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석 서울시醫 회장 "의료인 면허취소 범위 축소" 촉구

금고 이상 형 따른 일률적 면허취소 "과도"…성범죄·강력범죄 제재엔 동의
유영하 의원도 만나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요청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왼쪽)과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서울시의사회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등 서울시 의약단체들이 국회에 의료인 면허취소 범위를 조정하고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을 개설 단계에서 차단하기 위한 법 개정을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서울시치과의사회·서울시한의사회·서울시약사회와 함께 전날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 관련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고 4일 밝혔다.

황 회장은 간담회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현행 제도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의료와 관계없는 사소한 범죄로 의료인의 면허가 취소되는 굉장히 과도한 부분이 있다"며 "의도하지 않은 교통사고만 발생해도 면허가 취소될 수 있고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면 병원까지 접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의약단체장들은 성범죄와 강력범죄 등 중대한 범죄에는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지만 의료와 직접 관계가 없는 범죄까지 일률적으로 면허취소 대상으로 삼는 것은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료인 면허취소법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4년 8월 대표발의한 면허취소 범위 조정 법안을 조속히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 회장은 "과도한 규제라는 공감대가 여야에 있는 만큼 우선 논의가 시작될 수 있도록 진행을 서둘러 달라"고 말했다.

의약단체들은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을 개설 전에 차단하기 위한 제도 마련도 요구했다. 불법 의료기관이 문을 연 뒤 적발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방식만으로는 환자 피해와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의료기관 개설 예정자에게 의료 관계 법령 등에 관한 교육 이수 의무를 부여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황 회장은 "사무장병원은 자본이 의료인의 면허를 이용하면서 실질적인 면허대여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윤리교육과 법률교육을 통해 사전에 위험성을 알리고 개설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점을 개설하려고 해도 사전교육을 받는다"며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일정 수준의 전문가 규제는 필요하고 이는 전문가들이 국민의 생명을 위해 책임지는 환경을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법안이라는 것이 위원장이 결정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며 "의원 개인의 소신뿐 아니라 당의 입장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잘 상의해서 적절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서울시의사회 제공)

황 회장은 같은 날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군의관·공중보건의사 복무기간 단축 등 제도 개선도 요청했다. 황 회장은 장기 복무 부담으로 젊은 의사들이 군의관·공보의 복무를 기피하면 군 의료와 지역 공중보건 인력 수급이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료계의 군의관 및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요구에 대해 "의사들이 (소명의식을) 다 내팽개치고 돈을 벌기 위해 복무 기간을 단축해 달라고 하는 것을 국가가 받아주면 안 된다"고 말해 의료계가 반발했다.

유 의원은 이날 '돈벌이' 표현에 유감을 표하며 "의료계를 폄하하거나 의사의 소명의식을 가볍게 평가하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행 복무기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군 의료인력 수급과 전력 운용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군위탁 의대제도의 국가 지원 규모와 전문과목 선택 현황 그리고 의무복무 이후 잔류 인원 등을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 의원은 국방부 자료와 국정감사 질의 등을 통해 운영 실태를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황 회장은 면담에 앞서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로 장기간 복무하는 젊은 의사들의 현실적인 부담을 알렸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