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수용자 전문의 진료 의무화"…서영석 의원 법안 발의

교정시설 정신질환자 6571명인데 정신과 전문의 전국 4명 불과
자살 위험·환각·망상 증상 때 진료 의무화…비대면진료 근거 마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서영석 의원.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교정시설에서 자해·자살 위험이나 환각·망상 등 증상을 보이는 수용자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서영석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서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의 정신질환 수용자는 6571명이다. 2016년 3296명보다 약 2배 늘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시설은 전국 54개 교정시설 가운데 진주교도소 한 곳뿐이다. 서울동부구치소 파견 인원을 포함해도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전국에 4명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수용자 간 폭행과 교정시설 직원 폭행은 523건에서 910건으로 74% 증가했다. 자살 시도·사건도 59건에서 119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정신질환 수용자의 출소 후 재범률은 65%로 전체 재범률 22%의 약 3배였다.

현행 형집행법은 소장이 정신질환이 있다고 의심되는 수용자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의뢰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기준은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수용자의 이상행동이 정신질환에 따른 것인지 규율 위반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벌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은 수용자가 △자해·자살을 시도했거나 그 위험이 현저한 경우 △환각·망상·극도의 흥분·심한 우울 등 정신질환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경우 △징벌 절차의 개시나 처분을 위해 정신건강 상태 확인이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교정시설 내 전문의 부족을 고려해 의료법에 따른 비대면 진료도 활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교정시설 비대면 진료는 수용자가 시설 안에서 화상 장비를 통해 외부 의료기관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방식이다. 외부 병원으로 수용자를 이송할 때 필요한 계호 인력을 줄이고 진료 지연을 완화할 수 있다. 법무부는 2021년 전국 교정기관에 원격의료 체계를 구축했으며 2024년 기준 전국 55개 교정기관과 원격의료센터에서 이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의가 진료 소견과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면 교정시설 소장이 이를 존중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사유를 서면으로 기록해 보존해야 한다. 진료 과정에서 알게 된 수용자의 정신건강 정보에 관한 비밀 유지 의무도 규정했다.

법무부 장관은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수용자 현황과 진료 이후 조치 등을 매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서 의원은 "교정시설 내 폭행이 10년 새 74% 늘고 자살 시도도 2배로 증가한 만큼 수용자의 정신질환을 단순한 교화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전문의 진료부터 치료와 출소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이어지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